SK하이닉스, '실적 신기록' 목전...삼성 부진 속 '리더십' 굳히나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07.09 11:37  수정 2025.07.09 11:42

SK하닉, 올해 2Q 영업익 9조원 전망 나와

분기 최대 실적...부진 삼성과 희비 엇갈려

삼성·하닉, 2Q D램 매출 공동 1위 분석도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는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며, 분기 최대 실적 경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0조4038억원, 영업이익 8조913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최근 연이어 상향 조정하며 9조원대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시장 예상치가 현실화될 경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8조828억원)에 이어 두개 분기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쓰게 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 부문의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 8일 공시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94% 감소한 금액이다. 시장 전망치와 비교하면 1조원대 이상 하락한 실적이다.


업계는 메모리 부문의 경쟁력 저하와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부문의 수익성 저하가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한다. 삼성전자 역시 설명 자료를 통해 "디바이스솔루션(DS)은 재고 충당 및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중국 수출 제재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상황이 엇갈린 배경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악재에도 인공지능(AI) 열풍에 수요가 증가하는 HBM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 우위가 이같은 상황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급격한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HBM3E 제품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70%대로 알려져 있다. 특히 2분기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 울트라(GB300)를 대상으로 HBM3E 12단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파악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을 사실상 상반기 중 독점 공급하면서 가격 프리미엄을 유지했다"며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닉, 메모리 시장 '리더십' 굳힌다

차세대 제품인 HBM4에서도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을 잃지 않을 것이란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지하고 있는 기술력과 샘플 테스트 속도 등을 종합하면, 당분간 SK하이닉스 독주 체제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시장 전반에 판매될 HBM3E와 내년부터 개화가 예상되는 HBM4에서 모두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란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분야에서 '공동 1위'를 기록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8일 양사가 올해 2분기 메모리 매출액 155억 달러(약 21조195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최초로 매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D램 사업에서 사상 처음 삼성전자의 매출을 추월했다. 당시 양사의 D램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 삼성전자가 34%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가 이번 2분기 매출액 공동 1위 자리에 오르고, 실적까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한다면 글로벌 메모리 업계 내 위상을 다시금 입증하게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시장에 보여주는 의미가 큰 것 같다"며 "SK하이닉스가 기술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변화 속에서 나아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시장에 새로운 균형점이 생기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하반기 D램 가격 상승, HBM 출하량 증가 등으로 추격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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