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멀고, 일자리 없고, 생활시설 부족…농어촌 주민 “생활 답답”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7.11 10:34  수정 2025.07.11 10:36

보건·복지 만족도 10년간 하락

일자리·문화·교통 불편 여전

정주 여건 전반에 가장 낮은 평가

농어촌 주민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해 높은 애착과 정서적 만족감을 보이지만, 실제 생활 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는 고령 주민이 보건지소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 ⓒ챗GPT

농어촌 주민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해 높은 애착과 정서적 만족감을 보이지만, 실제 생활 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 의료 접근성, 일자리 다양성, 생활편의시설 이용 등 기본적인 영역에서 낮은 평가가 반복됐다. 경제·일자리 부문은 유일하게 보통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고령 농림어업인과 면지역 주민은 삶의 질 전반에서 취약 계층으로 분류돼, 맞춤형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4년 농어촌 삶의 질 실태와 주민의 정주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주민의 행복감은 10점 만점 기준 6.6점, 지역 소속감은 6.2점으로 보통을 상회했다. 이웃과의 관계(6.5점), 상호 도움 가능성(6.3점), 지역사회 활동 참여도(5.1점) 등 공동체 관련 항목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이러한 정서적 만족과 달리, 생활 기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낮았다.


'보건·복지' 부문 만족도는 5.4점으로, 2015년 5.9점에서 0.5점 하락했다. 특히 '분만 의료서비스 이용 편의'는 4.1점, '진료과목 다양성'은 4.7점, '응급의료 이용 편의'는 4.5점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해당 부문의 도농 간 격차가 가장 좁혀지지 않은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일자리' 부문은 평균 4.8점으로, 삶의 질 4대 영역 중 유일하게 보통 수준(5점)에 미치지 못했다.


'다양한 일자리 충분성'은 4.3점, '적합한 일자리 구직 용이성'은 4.5점, '일한 것에 대한 소득 적정성'은 4.7점에 그쳤다. 이는 단지 일자리가 부족할 뿐 아니라, 일하더라도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결과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 고령층 중에서도 특히 농림어업인의 삶의 질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이들의 보건·복지 만족도는 4.9점, 교육·문화 4.6점, 경제·일자리는 4.2점에 불과했다. 정주기반을 제외하면 전 부문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보이며 생활 여건 전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임을 보여줬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면지역 주민의 삶의 질 만족도는 모든 부문에서 읍지역 주민보다 낮았다. 2024년 기준 4대 부문 평균은 읍부 5.9점, 면부 5.3점으로 0.6점 차이가 났고, 보건·복지(읍 5.8점, 면 5.0점)와 교육·문화(읍 5.7점, 면 5.0점)의 격차는 가장 컸다. 의료서비스 접근성과 문화·여가 기회, 생필품 구입 환경 등에서 면부 주민의 불만이 집중됐다.


농경연 측은 보고서를 통해 “농어촌 주민의 정서적 만족감이 높다는 점은 공동체 기반의 강점이지만, 실질적인 삶의 질 제고 없이는 장기 정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고령층과 면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서비스 확대, 지역 맞춤형 모빌리티, 공공서비스 거점 조성, 지역 특화 산업 육성 등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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