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진숙·정성호·김영훈 인사청문회
논문표절 의혹 이진숙…"제1저자 당연"
정성호 '검찰개혁·내란' 난타전…여야 고성
김영훈 청문회선 野 '조기유학·대북관' 맹공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청문회 셋째 날에도 여야 충돌은 격화됐다. 국민의힘은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논란들을 집중 질의했고 더불어민주당과의 공방전으로도 번지면서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국회는 16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인사청문회는 이날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총 17건이 열린다.
논문 표절 의혹을 받는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선 특히 거친 격돌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제자 논문 가로채기 및 논문 표절 의혹 등을 제기하며 집중 공격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 재직 시절 제자의 학위 논문에 자신을 제1저자로 올린 것 등에 대해 "(내가)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일부 논문에서 최대 56%의 표절률이 나왔다는 '범학계 국민 검증단(검증단)'의 검증 결과 등에 대해서도 "학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여러 언론이 지적한 2007년 이전 논문들을 저도 한번 카피킬러로 돌려봤다. 어떻게 저런 표절률이 나올 수 있는지 돌려봤는데 10%를 겨우 넘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카피킬러는 유사 자료가 겹칠 때마다 유사율이 올라간다"며 "그래서 전문가가 하나씩 다 제외해가면서 정확히 돌려야 진정한 유사율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자녀 조기 유학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후보는 "우리 부부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1년간 방문 연구원으로 미국에 체류한 적이 있었다. 큰 아이가 미국에서 공부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했다"며 "부모 마음으로는 떼놓기 힘들어서 말렸지만, 워낙 의지가 강해서 이기지 못하고 아이의 청을 들어준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학제상 9학년부터 고등학교다. 그러다 보니 큰아이는 고1 때 갔는데 1년 반을 더 고등학교에 다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차녀가 중학교 3학년 1학기만 마치고 미국 유학을 떠나 법령을 위반한 데 대해서는 "둘째 딸은 언니가 먼저 유학 가서 따라간 경우였다"며 "(큰아이처럼) 1년 반이나 뒤로 물러나게 되는 것만 생각했다. 그때는 (중학교 과정을 마치지 않고 유학을 가는 것이) 불법인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5만원권과 5000원권을 내보이며 "부모들이 신사임당, 율곡 이이 선생을 보며 '내 자식만큼은 훌륭하게 키워야겠다'고 했다. 산업화·민주화를 열정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교육"이라며 이 후보자가 두 딸의 조기유학으로 국내 공교육을 경험하지 못한 점에서 장관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며 논문표절 의혹, 자녀 조기유학 사실 등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민주당 의원 제안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이기도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12·3 비상계엄 연루 정당 해산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통합진보당 사건 헌법재판소 판결문을 보면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의 회합을 정당 전체의 활동으로 봤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이 재판받고 있고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국민의힘 전체의 활동으로 봐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정당 해산 규정은 헌법에 있다. 이러한 문제는 헌법 절차에서 밝혀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직후 이 의원이 "내란 정당 국민의힘에 대해서 해산청구 신청할 의사가 있느냐"라고 되묻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말 조심하세요"라고 언성을 높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할 수도 있겠지만,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내란이라는 표현을 자제해달라"며 "동료 의원과 동료 정당에 대해 내란 정당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모독"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대북관이 화두였다. 국민의힘이 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방북 이력이 있는 김 후보자에게 '북한이 주적이냐' 등의 질문을 하자, 민주당은 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게 확실한 답변을 들어야겠다며 정회를 요구했으나, 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은 청문회를 그대로 진행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자와 여당을 규탄하기도 했다.
오후 속개 후 국민의힘은 다시 김 후보자의 대북관을 추궁했고, 김 후보자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협하고 위태롭게 한다면 나라든, 어느 세력이든 그 누구든 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하면서 청문회가 가까스로 정상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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