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있어 살았다…일가족 구하고 90대 할머니 업고 뛴 사람들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07.22 10:15  수정 2025.07.22 10:17

폭우로 길 끊겨 119구급차까지 할머니 업고 뛴 현대환씨

산사태로 차에 매몰된 일가족 4명 구한 주유소 직원들

경남 산청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난 가운데, 주유소 직원들이 차에 갇힌 일가족을 구하고 20대 남성이 할머니를 업고 뛴 사연까지 공개되면서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산청군에 따르면 지난 19일 산청읍 병정마을에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났다.


경남 산청군을 가로지르는 산청대로에 산사태가 발생하자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당시 2층에 머물고 있던 현대환(28)씨는 폭우 속에서 굉음과 함께 흙과 자갈이 떠밀려 오는 장면을 목격했고 집을 덮친 토사에 하반신이 묻혔으나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현씨는 바로 1층에 있던 90대 할머니가 토사에 휩쓸려 집 아래 차고 근처 바위 위로 밀려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뛰어갔다.


즉시 119에 신고했으나 폭우로 길이 끊겨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을 들은 현씨는 마을 입구 약 700m 지점에서 대기 중이던 119구급차를 발견하고 직접 할머니를 업고 달렸다.


할머니는 부상을 입었지만 무사히 구조돼 진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N 방송 갈무리

또한 산사태에 휩쓸려 차 안에 갇혔던 가족이 구출되기도 했다.


MBN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한 주유소 마당으로 토사가 쏟아져 내려왔고, 깜짝 놀란 직원들은 밖으로 나왔다가 토사에 파묻힌 자동차 한 대를 발견했다.


직원 박진주씨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살려 주세요'라는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안에 사람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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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다른 직원과 함께 망치와 삽을 챙겨 구출에 나섰고, 이를 본 시민 한 명도 이들을 도왔다.


이들은 10분여 간의 씨름 끝에 운전자인 엄마를 시작으로 아들 2명 그리고 할머니까지 일가족 4명을 모두 구할 수 있었다.


구출된 엄마는 "저희 신발도 다 있는 거 주시고, 옷도 따뜻하게 해주시고 씻을 수 있게 해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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