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북미정상 관계 나쁘지 않지만…비핵화 논의, 상대 우롱"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7.29 08:23  수정 2025.07.29 08:25

29일 담화…"美, 현실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에만 집착한다면 만남은 미국만의 희망"

"핵보유국 지위 부정 시도 철저히 배격될 것"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이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에만 집착한다면 조미(북미) 사이의 만남은 미국 측의 '희망'으로만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 부부장은 '조미 사이의 접촉은 미국의 희망일 뿐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전했다.


김 부부장은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 대화에 열린 입장이라는 백악관 당국자의 발언을 거론하며 "지금 2025년은 2018년이나 2019년이 아니라는 데 대해서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북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와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2019년 6월에는 판문점에서 회동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김 위원장과 소통하는 데 열려있다고 밝힌데 따라,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북미 협상은 성사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에 있어서 또한 지정학적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인정은 앞으로의 모든 것을 예측하고 사고해 보는 데서 전제로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조미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비핵화 실현 목적과 한선상에 놓이게 된다면 그것은 대방(상대방)에 대한 우롱으로밖에 달리 해석될 수 없다"고 했다.


나아가 "우리 국가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철저히 배격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부부장은 "핵을 보유한 두 국가가 대결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결코 서로에게 이롭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할 최소한의 판단력은 있어야 할 것이며 그렇다면 그러한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출로를 모색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날 담화는 김 부부장이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을 낸 지 하루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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