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관에 항의서한 전달
트럼프 향해 관세 압박 비판
與지도부, 李정부 노력 강조
미국이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투자, 시장 개방 등을 무리하게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여당 의원들이 규탄에 나섰다. 미 대사관 측에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요구와 관련한 항의서한 전달을 시도했고,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관세 압박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는 30일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축산물 시장개방 확대 반대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농어민위원장 임미애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이 참석했다.
농어민위는 우리 농축산물 시장에 대한 미국의 추가 개방 요구는 "대한민국의 식량주권을 짓밟는 행위이고 농민의 생존권을 빼앗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쌀과 사과 수입 요구와 관련해 "쌀 소비가 급감함에도 한국은 미국 등의 요구로 연간 수요량의 10% 이상을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다"며 "이 이상을 강요하는 건 상호 호혜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농어민위는 당초 미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직접 전달하려고 했지만, 미 대사관 측이 이를 거부해 팩스와 이메일로 서한을 발송하기로 했다.
또다른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의원들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도 불구하고 25%의 상호 관세를 매기고, 수천억 불의 투자를 강요하고 있다"며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동맹관계의 신뢰와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자국 우선주의를 매우 무례하고 공세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조국혁신당 황운하·강경숙·김준형·백선희·차규근, 진보당 윤종오·전종덕·정혜경·손솔 의원이다.
당 지도부는 국민의힘이 관세 협상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를 연일 비판하자 국익을 지키려는 정부의 노력을 강조하며 야당을 향해 협조를 촉구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공개 모두발언에서 "미국 상호관세 최종 협상을 위해 총력 대응 중"이라며 "미국의 농축산물 개방 요구 양보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 제안한 수십조원 규모의 미국 조선업 패키지 프로젝트 '마스가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언급하며 "정부의 발목를 잡지 않도록 국민의힘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와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미국 정부가 통상 협상과 연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온플법(온라인플랫폼법)과 관련해 "국익 관점에서 법의 처리를 일단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마스가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법률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관세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장동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중차대한 관세협상 국면에서 대통령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이미 미국에 미움 받아서 직접 나서는 것이 오히려 협상에 방해만 될 것을 예감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반미·친중·친북 외교참사의 참혹한 대가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