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의원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박연차게이트 연루사건에 대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한 점의 티끌 없이 의혹을 완전히 밝혀야 된다”
검찰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회장의 금전 뒷거래 의혹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떨리는 심경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바로 이인제 의원(무소속)이다. 이 의원은 10일 박명률 보좌관을 통해 <데일리안>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 목적과는 관계없이 순전히 개인적인 일로 벌어진 전형적인 권력형 부패비리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한 점의 티끌 없이 의혹을 완전히 밝혀야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이런 ‘비극적 사건’이 초래된데 대해 “노무현 정권이 비전도 신념도 없이 낡은 이념과 포퓰리즘에 의존해 생긴 결과”라며 “이러한 정치세력의 부패는 필연적 결과”라고 단언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소식이 나온 후 관련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과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위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당시 순회경선에서 이 후보는 노 후보 장인의 ‘좌익활동’ 경력을 문제 삼아 맹공을 가했는데, 그 때 노 후보는 “이런 아내를 버려야겠습니까! 그러면 대통령 자격이 생깁니까!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심판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자격이 없다고 하신다면, 대통령 후보 그만두겠습니다!”라고 받아쳤다.
노 후보의 이 말은 부인을 지극히 사랑하는 ‘노풍연가(盧風戀歌)’로 불리며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했고, 노 후보는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최근 검찰수사에서 박연차 회장의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건네진 것으로 밝혀지자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을 통해 “아내가 미처 못 갚은 빚이 있어 빌린 돈”이라고 권양숙 여사를 내세움으로써 7년 전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인제 의원도 이런 노 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그때는 그래놓고 지금 와서는 부인 핑계를 대면서 법적으로 피해가려는 것을 보니 진실함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노무현은 늘 이런 식”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2002년 당시의 ‘노풍(盧風)’을 지금도 ‘광풍(狂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 보좌관은 “당시를 떠올리면 많이 억울하다”며 “개인적인 억울함을 떠나 국민에게 불행이 온다고 이 의원이 설파하지 않았나. 서민의 탈을 쓰고 그동안 온갖 거짓으로 진실을 포장해 온 결과가 지금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노무현 게이트’로 번지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장문의 글을 올릴 예정이다.[데일리안 = 김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