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장난감을 나누기 힘든 아이, 이기적인 걸까요? [이기나의 ‘이기는 육아’㊶]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08.07 13:09  수정 2025.08.07 13:09

3세에서 5세 사이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친구와 잘 놀다가 “내 거야! 안 줄 거야!”라며 장난감을 꼭 끌어안고 친구를 막는 모습을 본 적이 종종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부모는 “친구랑 같이 놀아야지. 장난감은 같이 갖고 노는 거야”라고 알려주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나누는 것을 거부하며 오히려 혼자 놀려고 구석으로 가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우리 아이가 이기적인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우리 아이는 왜 ‘공유’를 어려워할까?


ⓒwww.canva.com(@Pexels)


Why? 아이들이 장난감을 나누기 어려워하는 이유?


① 아직은 자기중심적인 시기

발달적으로 3-5세 아이는 아직 자기중심적 사고(egocentric thinking)이 강하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타인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하고 고려하여 판단 및 행동하기에는 아직 미숙한 단계이기 때문에 나의 것을 타인에게 준다는 것이 정서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


② 불안이 높은 성향일 가능성

아이가 장난감을 빌려주지 않으려는 행동을 무조건 배려심이 없고 고집스럽다고 보기 보다는, 아이의 기질이나 성향을 살펴볼 필요성도 있다. 불안과 통제감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높고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취약한 아이의 경우, 장난감을 빌려주는 행위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물건이 내 손을 떠난 후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으로 다가올 수 있다. 즉, 나눔과 공유보다는 자기만의 세계의 안전한 통제권을 잃는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③ 아이 중심으로 흘러가는 가정환경

집안에서 아이의 요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지고 아이 위주로 돌아가는 가정환경이라면 아이가 함께 쓰는 것의 경험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이 다 내 것으로 느끼는 아이가 친구와 무언가를 나눈다는 상황은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How? 부모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① 억지로 빌려주는 것을 강요하기보다 ‘선택의 기회’ 주기

아이에게 자기 물건에 대한 주도권을 인정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억지로 빌려주게 하면 오히려 공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질 수 있다. “이거는 지금 OO이가 계속 쓰고 싶구나. 그럼 이따가 다른 장난감으로 같이 놀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강요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다.


② 역할놀이를 통해 공유 상황을 연습하기

인형이나 역할놀이를 통해 빌려주는/나눠쓰는 연습을 하면 아이의 불안이나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다. “곰돌이가 토끼 자동차로 놀아보고 싶대. 토끼야, 이 자동차 곰돌이랑 같이 놀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놀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유 상황을 경험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좋다.


③ 부모가 일상 속에서 모범 보이기

“엄마도 과일이 먹고 싶은데, 아빠한테 나눠달라고 해야지”, “엄마 펜인데 아빠가 잠깐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줬어”라는 식으로 가족 내에서 각자의 것을 서로 나눠쓰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 또한 아이에게 공유의 개념을 심어주는 좋은 방법이다.


④ 함께 가지고 놀 때의 긍정적인 경험을 강조하기

아이가 물건을 나누었을 때 단순히 ‘잘했어’, ‘착하다’라고 칭찬하는 것보다 친구가 기뻐하는 모습, 함께 즐겁게 놀 수 있었던 경험 등을 기억하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 “친구가 OO이가 색연필 빌려준 덕분에 더 다양한 색깔로 꾸밀 수 있었네”, “서로 같이 노니까 더 신났겠다”라는 식으로 정서적인 만족감에 초첨을 맞춰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친구와 장난감을 나누지 못한다고 해서 이기적이거나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단정짓기보다는, 아이의 기질적 특성이나 경험의 부족 등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친구와 물건을 공유하기를 강요하기보다 반복적으로 알려주고 경험해주면서 기다려준다면, 아이 또한 점차 자기 물건을 나누고 함께 쓰는 기쁨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이기나 플레이올라 원장kina8203@naver.com


#리틀마인드#플레이올라#공유#장난감빌려주기#또래관계#사회성#자녀양육#양육상담#놀이치료#심리검사#심리상담#이기나#심리상담센터#아동상담센터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