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은 금값에…'금 통장' 잔액 1조2000억원 역대 최대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9.14 08:26  수정 2025.09.14 08:26

8월 말 대비 974억원 증가…올해 들어서 4545억원 불어나

미국 관세 불확실성 등 여파로 안전자산인 금값 오른 영향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투자 자금이 금 관련 상품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은 처음으로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23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1조1393억원) 대비 974억원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4545억원 불어났다.


골드뱅킹은 통장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3개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023년부터 5000억∼6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 3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4월 말 1조1025억원까지 늘어난 뒤 주춤하다가 이달 들어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골드뱅킹이 인기를 끈 것은 미국 관세 불확실성 등 여파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주 현물 기준으로 온스당 3600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넘었다.


국내 금 가격도 계속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지난 12일 1㎏짜리 금 현물은 1g당 16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보다 29.1% 뛴 수준이다. 지난 9일에는 16만7740원까지 오르면서 2월 고점(16만8천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골드바 판매액도 증가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1∼11일 373억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약 열흘 만에 지난 8월 전체 판매액(373억75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골드바 판매액은 약 362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1654억원)의 2.2배 수준이다. 월별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해 5월 100억원대를 넘어선 뒤 100억∼200억대를 기록하다가 올해 2월 882억9300만원까지 폭증했다.


이후 골드바 수급 문제로 여러 은행에서 골드바 판매를 몇 달간 중단하기도 했으며, 3월 이후로는 월간 판매액이 200∼300억원대에서 움직였다.


은 또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의 실버바 판매액은 지난 8월 10억5900만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월 10억원을 돌파했다.


이달에도 11일간 7억5100억원어치 실버바가 팔리면서, 지금 추세가 유지된다면 8월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올해 누적 실버바 판매액은 49억8100만원으로, 지난해 전체(8억원)의 6.2배 수준이다.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실버뱅킹 상품을 판매하는 신한은행의 '실버리슈' 잔액 역시 지난 11일 810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800억원대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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