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새 이사에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했다. 이에 따라 연준 금리결정 투표권을 가진 12명 중 ‘친 트럼프’ 인사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통화당국 내부에서 금리인하 주장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란 연준 이사 지명자는 지난 1일 전격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후임이다. 그는 상원 인준을 거쳐 쿠글러 전 이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까지만 연준 이사직을 맡는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가장 유능하고 경험 많은 인사를 지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란 지명자는 미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재무부 경제정책 고문으로 일했다. 이후 헤지펀드 허드슨베이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 등을 지낸 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헤지펀드 재직 시절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이른바 ‘미란 보고서’를 작성해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보고서에서 강(强)달러에 따른 비용을 지적하며 1985년 플라자 합의와 비슷한 ‘마러라고 합의’를 제안했다. 미국의 무역·재정적자 해소 방안으로 징벌적 관세부과와 환율 조정을 통한 약(弱)달러 유도를 제안한 것이다. 이후 해당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 예언서’로 평가됐다.
뉴욕타임스는 “미란 지명자는 관세가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해왔다”고 보도했고, 미 경제전문 매체 CNBC방송은 “그는 그동안 광범위한 글로벌 관세 정책의 설계자이자 옹호자였다”고 전했다.
연준 이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다. 미란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을 경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상원이 9월로 예정된 연준 회의 전 미란 지명자를 인준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 장관은 이날 미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 의장을 선출을 위한 면접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과 면담했으며,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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