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시대…애니도, 만화책도 ‘다시’ 뜬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8.15 09:24  수정 2025.08.15 09:24

모바일 기기로 더 화려하고,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웹툰에 밀려 ‘위기’를 맞았던 만화책을 독자들이 ‘다시’ 찾고 있다. 오히려 ‘색다른’ 감성으로 여겨지며 독자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 중이다.


교보문고의 8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일본 작가 스즈키 유토의 만화책 ‘사카모토 데이즈 21: 오늘의 운세’가 종합 6위로 순위에 진입했다. 전설적인 킬러로 활약하다 사랑에 빠진 뒤, 은퇴하고 결혼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카모토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으로, 동명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올해 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었다.


그 뒤를 7위 일본 작가 아오야마 고쇼의 만화책 ‘명탐정 코난 107’이 잇는 등 만화책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초 웹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만화출판업이 위기를 맞았지만, 특유의 정겨운 감성이 ‘다시금’ 주목받는 모양새다.


1990년대 사랑을 받았던 천계영 작가의 순정만화 ‘언플러그드 보이’가 복간이 되는가 하면, SF 걸작으로 꼽히는 ‘기계전사 109’가 다시 독자들을 만나는 등 ‘그때 그 시절’ 감성을 찾는 독자들이 늘고 있다.


부산에서는 전국 최초의 공공 만화 도서관 연제만화도서관이 지난 6월 개관하기도 했다. 한국만화부터 일본, 서양만화 또는 고전만화와 마블, DC 등 다양한 만화책이 3만권 이상 비치돼 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는’ 색다른 공간으로 꼽히며 애용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카모토 데이즈’ 시리즈 또는 ‘슬램덩크’ 단행본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계기 삼아 역주행하기도 하지만, 직접 소장해 곱씹고, 또 기념하는 종이책만의 매력도 여전히 소구 포인트가 된다. ‘기계전사 109’가 복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어린 시절 해당 만화를 재밌게 봤던 독자들이 추억을 상기하고 이를 책의 형태로 소장하기 위해 반가움을 표했었다.


만화책 세대가 아닌, 젊은 층에게는 색다른 감성으로 다가가고 있다. 모바일 기기로 전자책을 읽는 것이 아닌, 종이책을 소장하는 것을 구시대적 감성이 아닌, 오히려 ‘힙한’ 감성이라고 여기는 ‘텍스트힙’ 열풍이 분 가운데, 특유의 감성을 가진 만화책은 그들의 ‘소장 욕구’를 더욱 자극한다. 웹툰으로 시작된 관심이, 만화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예스24가 발표한 ‘2025 만화책 소비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10일까지 만화 분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했는데, 만화·라이트노벨 구매자 중 10대와 20대 비율이 최근 5년간 두 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구매자 중 3명 중 1명이 1020세대로, 그중에서도 2020년 1% 미만이던 10대 구매자 비중은 올해 들어 10%대를 기록했다.


결국 웹툰의 성장이 애니메이션, 만화책으로도 ‘연결’이 되고 있다.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웹툰을 만화로, 또 만화를 웹툰, 애니로 확장하는 등 다양하게 이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해진 셈이다. 대표적인 예로 ‘슬램덩크: 더 무비’의 흥행 이후 ‘슬램덩크’ 신장재편판의 역주행 단맛을 보고, ‘사카모토 데이즈 21: 오늘의 운세’를 출간한 대원씨아이는 만화 출판사에서 현재는 웹툰부터 굿즈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변신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서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배경인 서울 쌍문동이 관심을 받자, 마찬가지로 쌍문동이 주요 배경인 ‘아기공룡 둘리 애장판’을 예약 판매로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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