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근진’ 공공 도서관에서…청년들도 ‘찾아가는’ 공간을 위해 [‘텍스트힙’ 시대의 도서관②]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8.15 14:06  수정 2025.08.15 14:06

세련된 인테리어는 기본,

'큐레이션' 통해 '적극적으로' 독자들에 다가가는 도서관들

책을 빌리고, 반납하거나 조용히 읽거나 공부하는 조용하고, 딱딱한 도서관이 달라지고 있다. 어린이 열람실에서도 소음을 최소화하던 엄격하고, 근엄한 공간에서, ‘힐링’하며 책 읽는 숲속도서관부터 이야기하며 책을 보는 ‘이야기방’을 갖춘 도서관까지.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도서관이 생기고 있다.


책을 읽고, 반납하는 등의 ‘책을 위한’ 공간에서 역할을 확장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다. 도서관은 영화 상영 및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풍성한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그 역할을 키웠는데, 2000년대 ‘도서관정보화 추진 종합계획’이 시작되며 도서관에 디지털 자료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 도서관이 ‘복합 기능’을 하게 된 계기로 꼽힌다.


스타필드 수원의 별마당 도서관ⓒ뉴시스

이 시기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어린이도서관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자체 및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와 협력해 ‘기적의 도서관’을 전국 각지에 설립하며 틀에서 벗어난 시도를 한 것도 도서관 개념 변화에 한몫했다는 평이다. 기어 다니는 한 살 아이까지 아우르기 위해 ‘온돌방’을 만드는 등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책과 책상 위주의 여느 도서관과 달랐다.


지금은 많은 도서관이 개성 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책을 채우는 공간’ 외 역할 또한 적극적으로 수행 중이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이목을 끄는 것은 물론, 다양한 좌석 구성을 통해 편안함을 배가 중이다. 좌식 테이블을 배치해 어린이들이 좀 더 편안한 자세로 독서를 할 수 있게 하는가 하면, 라운지 형태로 간단한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들도 있다.


숲길을 걸으며 힐링도 함께하는 숲속도서관도 전국 곳곳에 설립됐다. 의정부에 위치한 미술도서관에는 미술 관련 서적과 일반 서적으로 나눠 공간을 운영하며 마니아층까지 겨냥하기도 한다.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와 필사를 위한 공간 또는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도서관을 더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했다.


초대 서울도서관장 이용훈 도서관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했고, 국가의 경제적 수준도 높아졌다. 또 해외 사례들을 통해 보고 배운 것도 많을 것이다. 과거엔 책상만 있으면 됐다면, 지금은 책도 필요하고 그것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도서관의 숫자도 점차 늘며 서로 긍정적인 경쟁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공간에 대한 다양한 시도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도서관이 사람들을 수용하는 공간에서 그들을 직접 찾아가는 적극적인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변화였다.


이 평론가는 장소, 인테리어 등 외적인 요소는 물론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등 색다른 시도를 이어나가는 요즘 도서관들에 대해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책이 많은 공간이다. 그래서 그동안엔 이용자가 와서 스스로 찾아보는 형태였다. 이제는 도서관이 (이용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도서관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니, 큰 변화 중 하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어린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도서관이 늘 하던 것이다. 여기에 청소년, 청년층도 겨냥하기 위해 그들의 관심사를 겨냥하는 시도들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양한 주제를 고루 다루는 도서관에서 어떤 것들을 꺼내서 이야기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가 주목받는 요즘, 좀 더 활발하게 이용하게끔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이 같은 시도의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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