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 전당대회 충청·호남 연설회 민심 취재
60대, 장동혁 지지 속 엇갈린 전한길 평가
2030은 정치 피로·무관심 뚜렷하게 나타나
"충청을 잡아야 이긴다!"
매 선거 때마다 회자되는 승리 공식이다. 대통령 선거를 포함해 다양한 선거에서 충청은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과오를 비롯해 총선 패배,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조기대선 대패 등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팽배한 가운데 충청 민심은 어떨까. 데일리안 국민의힘 전당대회 취재TF팀이 지난 12~13일 취재해본 결과 충청 역시 다른 지역 못지않게 당을 향한 시선이 싸늘했다. 60대에서는 전한길 씨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고, 2030세대에서는 정치 피로감이 뚜렷했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충청·호남 합동 연설회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충남 부여군에서 태어나 대전 서구 둔산동에 사는 충청 토박이 김모(60대·남)씨는 당대표 후보 중 장동혁 후보를 지지한다며 전 씨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맞서 싸워야하는 만큼 강력하게 싸우는 인사를 지지한다는 주장이다.
김 씨는 "국민의힘이 하는 짓을 보면 답답해 죽겠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목소리를 하나도 내지를 못하고 있다"며 "수가 적으면 적은대로 싸움할 생각을 해야지, 못하니 그렇다"고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서는 "당연 이긴다. 부정적 생각을 가지면 안된다"고 단언했다.
합동연설회 당일 이날 충남 논산에서 지내다 현재 대전 중구에 거주 중인 택시기사 김모(67세·남)씨도 현재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 "너무 안타깝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장동혁 후보를 지지한다며 김문수 후보는 대선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관련 사태로 어떻게 보면 국민의힘이 힘든 길을 걷게 한 장본인이라고 평가했다.
김모 씨는 "장동혁 후보가 잘할 것 같다. 김문수 후보의 경우 (당을) 배신한 것 아니냐"라며 "김 후보가 당대표가되면 내가 생각할 때 또 시끄러워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은 민주당 세가 확실히 강하다. 국민의힘 당직자, 수고하는 분들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힘들겠느냐. 참…… 누가 됐든 당분간 (당이) 힘들 것 같지 않느냐"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김모 씨는 "처음에 윤 전 대통령 좋아했다. 비상계엄을 왜 해 가지고. 계엄을…… 법을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자신은 (계엄령이) 정당하다 생각했을 것 아니냐. 이렇게 될 줄 모르고 행동했던 게 너무 안타까운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일반적인 장 후보 지지자와 달리 전한길 씨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을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당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청년층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대전 서구 도안동에 거주 중인 염모(25·남)씨는 "솔직히 한심하다"며 국민의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를 거부했다.
충남 아산 주민 김모(31·남)씨는 "국민의힘 상황? 요즘 애들 사실 정치에 다 관심이 없다. 그냥 이재명 대통령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특히 민주당보다 이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으니 국민의힘을 찍는 것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주변을 보면 국민의힘 6, 민주당 4 정도로 지지한다. 다만 충청은 어르신들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가 여전히 강하다. 주변 젊은 사람들은 그렇다. 텔레비전이나 유튜브를 보고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그렇게 지지하는 것 같다"면서 "다만 충청도는 아직까지 어르신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확실히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 동구 용전동에 거주하는 우모(34·남)씨는 "솔직히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너무 커서 이제 사필귀정의 마음으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것 같다"며 "실수를 해 정권 실각부터 해서 보수에 많은 민폐를 끼쳐서 일이 제대로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비교된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를 표시하기도 했다. 우 씨는 "정부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점, 수렴한다는 점에서 괜찮아 보여서 앞으로 기대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잘은 모르겠지만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극보수라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잘했다, 괜찮다, 이런 말하지 않느냐"라며 "그런 부분이 공감이 되겠느냐. 어쨌거나 법원의 판결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친윤계는) 자기 주장을 이제 그만하고 차라리 민생이나 신경을 쓰면 좋지 않겠나 싶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가 합리적인 것 같아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