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해킹으로 서비스가 마비됐던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두 달 만에 먹통 사태를 반복했다. 해당 사태는 몇 시간 만에 마무리가 됐으나, 도서 플랫폼을 통해 책을 유통하는 출판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무료배송, 로켓배송 등으로 도서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쿠팡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포착된다. 독자들과 SNS 등을 통해 직접 소통하는 출판사들이 늘면서 중소출판사들의 가능성도 확대됐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중소출판사의 ‘현실’은 녹록지만은 않은 셈이다.
예스24는 11일 “고객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새벽 4시 30분경 외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서비스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약 7시간 만에 서비스는 복구됐으나, 약 두 달 만에 먹통 사태가 반복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지난 6월 랜섬웨어 해킹을 당해 약 닷새 동안 서비스가 마비된 이후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지면서, ‘해커들의 타깃이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이어졌다.
특히 도서 플랫폼을 통해 신간을 선보이고, 또 기존 도서들을 판매하는 출판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보문고, 알라딘과 함께 도서 유통의 한 축을 차지 중인 예스24가 ‘마비’되면서, 독자들의 도서 구입이 불가능해졌으며 일부 출판사는 신간 출간 및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봐야 했다.
앞서 도서 배송을 시작한 이후 무료 배송과 로켓 배송이라는 이점을 타고 도서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쿠팡을 향한 호불호도 없지 않다. 예스24 등이 책 무료배송 기준을 10000원에서 15000원으로 올리며 이용객들의 부담이 커진 틈을 타, 쿠팡의 존재감 또한 무시할 수 없어졌다는 평이다.
도서 배송을 시작한 초기 베스트셀러 등을 위주로 소개하며 중소출판사에는 긍정적인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지금은 쿠팡의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 출판사들을 대상으로 쿠팡 도서판매 부문 거래 현황 실태조사 설문을 온라인으로 시작했다. 설문에는 ‘쿠팡의 기본 판매수수료 외에 추가로 요구받은 비용’, ‘쿠팡으로부터 성장장려금 또는 광고비를 요구받은 적이 있냐’는 등의 질문이 포함됐다.
물론 해당 설문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쿠팡의 요구가 부당했는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 다만 일부 플랫폼에 도서 유통이 집중된 상황에서 출판사들, 특히 협상력이 낮은 작은 출판사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스24 먹통 사태에도, 다수의 출판사들이 상황을 지켜만 봐야 했다.
SNS 등을 통해 책을 홍보하고,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며 깜짝 흥행에 성공하는 도서들이 많아진 요즘, 중소출판사들의 기회가 늘어났다는 시선도 없지 않다. 책에 담긴 ‘반전’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충격적’이라고 회자되며 관심을 받는가 하면, 책에 대한 감상을 담은 후기 영상이 SNS상에서 ‘재밌다’는 반응을 얻기도 하는 등 책의 흥행 가능성이 많은 이들에게 ‘열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위기와 기회 사이, 각 출판사들이 영리하게 이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콘텐츠를 통해 독자들과 신뢰를 쌓고 출판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선 꾸준한 지원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우선 지금 이어지는 중소출판사를 위한 지원이 꾸준히 이어져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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