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지순례'는 시작일 뿐…감각적 공간, 감성적 축제가 곳곳에 – 대전 중구 [가자GO!]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08.16 05:01  수정 2025.08.16 07:08

[편집자주] 대한민국에는 아름다운 명소가 참 많습니다. 즐길 거리도 다양하지요.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고민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독자들을 위해 [가자GO!]가 가보면 후회 없는 곳, 신나게 즐길 거리를 지역별로 정리해 드립니다.


한화생명볼파크 ⓒ대전 중구

대전광역시 중구(구청장 김제선)에는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가진 곳이 있다. 도시인 대전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바로 빵집 성심당이다. 현지인에게는 자랑스러운 곳, 외지인에게는 무조건 들러야 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성심당만 방문하고 떠나기에는 너무 아쉬울 정도로 중구에 매력적인 곳이 많다. 골목 사이사이에 자리한 감각적인 소품샵과 갤러리, 과거를 간직한 근대 건축물 등이 도보 가능한 거리에 있다. 이미 야구인들에게는 명소가 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도 올 시즌 KBO리그의 새 역사를 직관하기에 좋은 장소다.


여기에 다가오는 가을에는 낭만과 감성을 채울 수 있는 축제들도 기다리고 있다.


ⓒ대전 중구

▲대전 3대 빵집을 시작으로 '빵지순례'


1956년 대전역 앞 찐빵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비(非)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최초로 연 매출 1000억 원을 넘긴 성심당을 포함해 대전의 3대 빵집에 속하는 구움과자 전문점 몽심, 크랙 소금빵이 유명한 콜드버터베이크샵이 모두 중구에 있다. 각각 대전 빵 축제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놀랍게도 당시 성심당은 3위였다는 사실.


ⓒ로로네베이커리 SNS(좌)·몽심 SNS

여기에 비빔밥 고로케와 밤식빵이 인기인 케익하우스시온, 38년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전통 제과점 극동제과, 리본 모양의 특별한 크루아상을 만드는 로로네베이커리 등 맛 좋은 빵과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들이 많다.


중구는 빵지순례(성지순례 하듯 빵집을 찾아간다는 뜻)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도시다.


ⓒ대전 중구

한 해에만 1000만 명 넘는 방문객들을 배려하기 위해 성심당은 구매한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를 마련했다. 이른바 '빵장고'로, 성심당 본관 앞에 위치한 '으능이랑 성심이랑 상생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성심당 본점이 있는 은행동 상인회에서 성심당과 함께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 만든 상생센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선하게 보관까지 할 수 있으니 갓 구워진 빵냄새 솔솔 맡으며 마음 놓고 양손 가볍게걸어보는 건 어떨까.



▲취향에 따라 도심 속 '가심비 도보 여행'


중구 원도심 골목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그래서 골목 사이사이를 그냥 걷기만 해도 그 자체로 시대를 아우르는 도보 여행이 된다. 특히 가심비(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가성비에서 파생된 말로,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중시한다는 뜻)를 충족시킬 코스들이 있는데, 취향에 따라 골라보자.


소품샵 지도 ⓒ대전 중구

-감각적인 소품샵 투어 코스


은행동, 선화동, 대흥동 일대에는 20여 개가 넘는 소품샵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소품샵 일대였으나 서서히 입소문을 타더니 최근 이곳에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늘었다.


ⓒ프렐류드 SNS

각각의 가게들은 독특한 스티커, 연필, 엽서 등 문구류, 귀여운 인형, 다양한 식기류, 흔히 볼 수 없는 수공예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며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내고 있다. 예쁜 공간에서 귀엽고 특이한 물건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후기가 많은 여행 코스다. 평소 감각적인 소품에 애정이 많다면 자신도 모르는 새 지갑이 탈탈 털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길.


ⓒ대전 중구
ⓒ대전 중구

-근대건축유산 탐방 코스


대전은 1900년대 초 철도 건설과 함께 근대도시로 거듭난 곳이다. 이 시기의 건축물들이 꽤 남아있는데, 이는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닌 과거와 현재를 잇는 유산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대전 중구

이러한 근대 건축물을 직접 보고 복원 과정, 역사적 평가 등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헤리티지 오픈하우스' 코스가 있다.


구 동양척식회사 대전지점(현 헤레디움 미술관)에서 시작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구 충청지원(현 대전시립미술관창작센터), 대전 대흥동 성당, 충청남도청 구 관사촌(현 테미오래), 충청남도청 구 본관(현 대전근현대사전시관) 순으로 구성돼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그 시대상을 상상해보고 알아갈 수 있는 타임슬립 여행이 될 것이다.


ⓒ대전 중구

▲다가오는 가을의 '감성 축제'


-중구 미술축제


오는 9월4일부터 중구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중구 미술축제'가 열린다. 평소에도 크고 작은 미술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예술거리'지만 14일 동안 거리 곳곳이 '미술축제'로 채워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주제는 '달의 뒷면을 본 자는 누구인가?'로, 달과 함께 인류의 오래된 꿈, 이상에 대해 다루며 작품을 통해 달에 대한 은유를 펼칠 예정이다. 골목을 자유롭게 걷다가 자연스레 만나는 아름다운 작품들이 선사하는 시각적 낭만에 빠져보자.


ⓒ대전 중구

-북 페스티벌


중구 선리단길이 책 골목으로 변신한다. 9월6일과 7일 양일간 도심 속 야외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힐링독서존, 북토크 등이 열린다.


9월20일, 21일에는 우리들 공원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시끄러운 도심, 번화한 골목 한 가운데서 헤드폰을 쓰고 조용히 책을 읽거나, 작가의 이야기와 음악에 몰입하는 '사일런스 북살롱'을 전국 최초로 선보인다.


책을 좋아하면서도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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