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호우주의보인데 강릉은 5㎜ 안팎 비, 이유는?

유정선 기자 (dwt8485@dailian.co.kr)

입력 2025.09.01 14:09  수정 2025.09.01 15:09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 14.5% 역대 최저

강릉의 식수원 오봉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연합뉴스

강원 지역에 비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강릉의 예상 강수량은 5㎜ 안팎으로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곳에 따라 2일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틀 누적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100㎜ 이상,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 30~80㎜, 충청권 20~60㎜(많은 곳 80㎜ 이상)이다. 전북과 제주도는 10~60㎜(많은 곳 80㎜ 이상), 대구·경북·울릉도·독도는 5~60㎜이다.


서울·인천·경기 서해안·경기 북부 내륙·제주도에는 오전 한때 호우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오후까지 시간당 20~30㎜(일부 4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강원 북부내륙 중심으로는 최대 100㎜ 이상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내륙·산지 30~80㎜이다. 강릉 등 동해안의 경우 5㎜ 안팎의 약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오봉저수지 저수율 15% 붕괴…'도암댐 활용론' 고개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릉 지역 식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전날 14.9%보다 줄어든 14.5%(평년 69%)까지 떨어졌다.


평년에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70%를 웃돌았지만, 올여름은 가뭄의 영향으로 저수율이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인 15% 이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량을 기록하고 있다.


강릉의 올해 누적 강수량(1월1일~8월30일)은 404.2㎜로, 평년(951.0㎜)의 42.5%에 그쳤다. 8월 한 달 강수량(1~30일)만 봐도 41.1㎜로 지난해 같은 기간(87.2㎜)과 비교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강릉 지역에 비가 적었던 건 바람 방향과 지형 탓이 크다.


강릉이 속한 영동 지방은 동해 북부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 때 많은 비가 내리는데, 올여름에는 주로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이 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유입됐다.


비구름과 수증기가 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불어온 뒤 태백산맥에 부딪히며 산맥 서쪽에는 비를 뿌리고, 동쪽으로는 고온 건조한 바람만 넘어간 것이다. 산악 지형 특성상 급경사로 인해 비가 와도 빗물이 저장되지 못하고 빠르게 동해로 흘러 나가게 되는 것도 이유다.


속초나 정선 등 인근 지역보다 강릉이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비가 내려도 대부분의 물을 오봉저수지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봉저수지는 농업용 저수지로 작은 댐에 속하는데, 그동안 강릉 지역에 관광객이 증가하고 호텔, 골프장이 많이 들어서면서 물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이에 오봉저수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강릉 인근에 있는 도암댐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암댐은 지난 1990년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송천(남한강 최상류)에 건설된 유역변경식 수력발전 댐이다.


약 3000만 톤의 용수를 확보한 도암댐은 방류된 물이 강릉 남대천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이 나와 2001년부터 방류가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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