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정희용·정책위의장 김도읍
내부선 호응…"당 통합, 합리적 인선"
여원원장 속도전…정책 개발 문제 의식
"당대표 전리품 아냐" "임기보장 먼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주요 당직 인선이 이어지면서,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두고 당 안팎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이 당의 정책 방향 수립과 전략 기획에 깊게 관여하고 있지만, 지난 총선 참패 이후 오랜 기간 구조적 모순이 지적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장 대표가 어떤 인사를 발탁할 것이냐에 따라 지도부의 '색채'가 명확히 드러날 전망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장 대표의 당직 인선과 관련해 "김도읍 의원 같은 경우 부산이 지역구지만 여러 가지 민심에 부합하는 목소리를 많이 내시고 당내 의원과 관계가 좋다"며 "정희용 의원 같은 경우도 재선 이상으로 많은 의원과 막역하고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당을) 통합하고 메시지를 응축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해 주지 않을까"라고 평가했다.
또 "인선은 아무래도 당대표의 의중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명직 최고위원이 남아있긴 하지만 극단적인 인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는데, 그런 우려와 관계없이 합리적이고 당내 의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두 분이 지명된 것 같다"고 바라봤다.
장동혁 대표의 첫 당직 인선에 대해서 호평한 것이다. 앞서 장 대표는 전날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 정희용·김도읍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사무총장은 재정과 인사권 등 당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정 의원은 경북 고령성주칠곡이 지역구인 재선 의원으로, 옛 친윤(친윤석열)계인 추경호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맡았었다. 김 의원은 부산 강서를 지역구로 둔 4선 의원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다.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 임명된다.
김도읍 의원은 이번 인선 배경에 장동혁 대표와 해양수산부 이전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연찬회 시도별 간담회 당시 장 대표가 해수부 관련 입장을 굽혔고, 그 결과로 김도읍이 정책위의장을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장 대표가 인선에 있어 부드러운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점이 읽힌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쪽으로 치우칠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두 분 다 합리적이라, 다들 인사를 잘했다고 그러는 것 같다"며 "사람 개개인의 능력이나 인품이 두 분 다 괜찮고, 계파로 한쪽으로 치우친 분들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 있는 통합을 말했지만 107명이 하나로 뭉쳐 싸우는 것이 최선"이라며 "당직은 먹기 편한 초밥을 만드는 것보다 큰 주먹밥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인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내 역량을 한데 모아 강력한 대여 투쟁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여의도연구원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은 각각 다르게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인선안에 대해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은 시간을 두고 진행할 생각"이라며 "여연원장은 적임자가 결정되는 대로 빨리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연원장 임명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정책 개발 기능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95년 개설된 여의도연구원은 2013년 확대 개편돼 정책을 연구·개발, 당에 제안해왔다. 각종 선거 국면에서는 여론조사와 데이터 분석에서 구심점이 됐다. 국내외 정책 관련 연구기관들과의 소통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총선을 거치면서 여의도연구원에 대한 비판이 늘어났다. 지난해 4월 26일 여의도연구원 노동조합이 낸 입장문에 따르면 연구원 정책 부서 인원은 총 4명에 불과해 연구원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총선 직전 전체 지역구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사실도 전해졌다. 이번 대선에서도 같은 문제가 노출됐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의도연구원은 정책 자체가 중심이 되도록 내부 혁신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여의도연구원은 자정 기능이 마비되면서 국민의힘이 정책 정당으로써의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부 혁신부터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지금은 여의도 연구원장에 누굴 앉히더라도 제 기능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 대표와 컨센서스(의견의 일치·공감대)를 모아서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2028년 총선·2030년 대선을 바라보며 우리 당을 정책·국민정당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도록 긴 안목에서 혁신 할 수 있는 체제를 갖고 가야 한다. 당대표의 전리품으로 나눠주는 자리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업무의 연속성'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임기 보장이 먼저일 것"이라며 "여연원장은 6개월이 멀다고 바뀌었다. 최소 2~3년부터 보장해야지 연구원장이 제대로 중심을 잡고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문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에 어떤 인사를 발탁할 것이냐에 따라 장동혁 지도부의 색깔과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여의도연구원장은 내년 지선 전략을 짜야 하는 중책을 맡아야 하는 상황 속 통합과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위한 좌표를 밝혀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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