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나누고, 기획하며 성장
단순 '즐거움' 그 이상의 의미
잡생각을 줄이기 위해, 내 손으로 직접 뭔가를 만드는 것이 즐거워 틈틈이 뜨개질을 하지만, 나아가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며 노하우를 나누고, 감정을 털어놓기도 한다. 유튜브 플랫폼 또는 SNS에 ‘뜨개질’을 검색하면 관련 경험을 공유하는 각종 콘텐츠들이 쏟아진다.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함께 취미를 즐기는가 하면, 재미를 넘어 누군가를 가르치며 수익을 내기도 한다. 극장 CGV에서는 이 문화를 겨냥해 뜨개질하며 영화를 보는 ‘뜨개 상영회’를 정기적으로 연 바 있으며, 취미 활동을 배우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플랫폼들도 여럿이다. 수업을 제공하는 클래스101부터 ‘원데이 클래스’와 모임을 만들고 찾을 수 있는 위플레이, 프립 등도 있다.
플랫폼을 운영하며 취미 활동 참가자들을 다수 경험한 운영자들은 취미를 삶에 ‘즐거움’을 더하는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2019년 론칭한 취미공유 공간 위플레이의 관계자는 해당 플랫폼의 시작점에 대해 “2019년 자기개발 모임에서 시작했다. 2015년부터 자기개발모임을 운영했는데, 어느덧 200여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모였다. 그런데 모임을 운영할수록, 사람들이 실행과 성장은 하지만, 재미와 즐거움은 뒤로하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반성하는 부정의 감정도 생겨났다. 좀 더 즐겁게, 재밌게 자기개발을 하기 위해 떠올린 것이 ‘취미 공유’였다”면서 “취미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지 않나.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다 보면, 즐겁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취미 공유 플랫폼 프립의 임수열 대표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삶의 만족도가 낮고 항상 힘들게 사는 이유는, 당연히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일상생활에서의 획일화된 삶 그리고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설계하는 방법이 부재했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보다 더 가난한 나라들도 상대적으로 행복도가 높은 삶을 사는 나라도 있지 않나.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 이외의 시간. '여가' 시간을 더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면 사람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프립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장’을 열어두면 취미는 더 다양해지고, 활동은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임 대표는 “창업 당시 다양하고 특별한 여가활동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2016년 당시에만 해도 네이버, 다음 카페 이외에는 찾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게 아니면, 기존의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 커뮤니티를 통해서만 여가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면서 “이에 내가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걸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느슨하게 연결해 주면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 강사는 물론, 취미를 나누고 싶은 모든 일반인이 모임을 개설할 수 있는 프립의 특성을 설명하며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확산하는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다.
취미가 단순히 ‘즐거움’을 얻는 것 이상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도 믿었다. 특히 가치 있는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층 사이에선 ‘필수 요소’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위플레이 관계자는 프립의 참여자들에 대해 “단순 참가자에 머물지 않고, 점차 취미 공유자와 경험 기획자로 발전한다”며 지금까지 위플레이에서는 취미공유 클래스 700여 건, 기업·단체 프로그램 250건이 운영됐는데, 그 안에서 55명이 이후 취미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명의 참여자가 색다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프립 이용자에 대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단순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구매한다는 개념보다는 내가 관심 있는 어떤 것들을 함께 더 잘 즐길 수 있는 장에 참여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취미를 기반으로 개인의 만족을 넘어서 사회적 연결망을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세대에게 취미는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자기표현’과 ‘사회적 관계 형성‘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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