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제보 뿐인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에
국민의힘, 서영교·부승찬 고발 방침
근거로 제시된 음성 파일도 'AI 제작'
野 "아무런 증거 없는 음모론 기괴해"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등의 비밀 회동 의혹을 둔 여야의 공방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녹취 음성이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됐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여야 대치는 한층 치열해진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18일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을 만나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서영교·부승찬 의원을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의 회동 의혹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의 국회 대정부질문 발언을 계기로 확산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지 사흘 뒤인 지난 4월 7일, 조 대법원장이 한 전 총리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는 실체 없는 제보가 언급되자 야당은 '가짜뉴스'라며 강하게 반박했고, 논란은 급속히 커졌다.
특히 오찬이 있었던 날짜조차 특정하지 못한 데다, 불과 네 명이 함께한 자리라면 당사자 중 누군가의 전언일 수밖에 없는데 제보에는 그 출처조차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장과 관련해 허위의 사실임을 인지하고도 국회나 다른 데서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 자체에 대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할 방침"이라며 "고발장 작성이 완료되는 대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벌인 조 대법원장 사퇴 공작은 헌정사에 유례 없는 정치 공작"이라며 "정치 공세의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동훈 전 대표도 이를 자신이 휘말렸던 '청담동 술자리 공작'의 시즌2라고 규정하며 가세했다. 민주당이 근거 없는 제보를 내세워 조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재판 거래를 논의했다고 몰아세운 것이 과거 '청담동 술자리' 공작과 동일하다는 지적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그때 나는 '모든 걸 걸 테니, 민주당은 뭘 걸건가'라고 했고, 민주당은 비겁하게 도망갔다"며 "민주당은 그 망신을 당하고도 반성 안하고 또 이런다. 청담동 술자리 전과자' 민주당은 이번엔 무엇을 걸겠느냐. 또 비겁하게 도망갈 것이냐"라고 일갈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억울하면 특검 수사를 받으라는 강경 태세를 유지했으나, 서영교 의원이 지난 5월 근거로 제시했던 녹취가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야당에 의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여권 성향 유튜브 채널은 제보를 받았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인 4월 어느 날 한덕수 전 총리, 정상명 전 총장 등과 오찬을 하며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상고심을 언급했다며 관련 내용의 녹취를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해당 음성은 AI로 제작된 것으로 특정 인물이 실제 녹음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는 공지도 포함됐다.
문제는 이 녹취를 서 의원이 유튜브 방송 나흘 뒤인 지난 5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그대로 틀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AI로 제작된 음성임이 공지된 자료를 국회 공식 회의장에서 제시한 만큼 근거의 신뢰성을 잃으며 논란은 한층 증폭됐다.
이에 대해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국회의원들이 또 한 번 음모론 확성기 역할이나 하며 '청담동 첼리스트 시즌2'를 찍고 있다"며 "유튜버가 AI목소리로 만든 음성 파일에 흥분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음모론을 떠들어 대며 사법부를 공격하는 꼴이 우스운 것을 넘어 기괴하다"고 날을 세웠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발 AI 음성을 제보자 녹취록이라고 들고와 대법원장 사퇴까지 요구한 거냐?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며 "가짜 뉴스 선동이 민주당 전공 분야인 걸 감안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악스러운 사건이다. 부승찬, 서영교 의원은 저질스러운 허위 선동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모욕한 데 똑바로 사과하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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