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파격 변신' 왜?… "변하지 않으면 과거 머물게 돼" [인터뷰]

데일리안 뮌헨(독일) = 편은지 기자(silver@dailian.co.kr)

입력 2025.09.07 13:01  수정 2025.09.08 05:11

마이크 라이헬트 BMW그룹 노이어클라쎄 총괄 인터뷰

"노이어 클라쎄, 더 멀리 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

마이크 라이헬트(Mike Reichelt) BMW그룹 노이어클라쎄 총괄이 5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단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요즘 가전 제품을 보면 터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 속에서 기존 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운전자들에게 과거에 머물러 있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BMW 신형 iX3의 최초 공개 행사가 끝난 후, 한국 기자단을 맞은 마이크 라이헬트 BMW그룹 노이어클라쎄 총괄은 거듭해서 '변화의 이유'를 설명하려 애썼다. 오랜시간 증명한 디자인과 브랜드 경쟁력을 뒤로 하고, 새로운 콘셉트를 선봉에 서서 지휘하는 임무를 맡은 그의 머릿 속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의지로 가득차 있는 듯 했다.


라이헬트 총괄은 단순히 신형 iX3 개발이 아니라, 신형 iX3의 기반이 된 '노이어 클라쎄'를 총괄한 인물이다. 노이어 클라쎄는 iX3로 시작해 앞으로 BMW의 모든 차량에 적용되는 기술, 주행 경험, 디자인 등 방향성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명이다. 100년 역사 브랜드의 새로운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어야하는 중책을 짊어진 셈이다.


라이헬트 총괄은 "BMW의 제품 포트폴리오 상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그 핵심은 어느 정도 규모의 변화를 이뤄내냐는 것이었다"며 "그러던 중 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과거 1960년대 BMW의 역사적 사례를 제안하며 노이어 클라쎄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노이어클라쎄'라는, 현재 BMW 포트폴리오의 시초를 선보이며 한 단계 더 도약했던 과거의 BMW 처럼, 그 이름은 현재 우리에게 또다른 새로운 도약을 상징하는 '노이어클라쎄'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노이어 클라쎄는 1960년대 메르세데스-벤츠에 인수될 뻔 했던 BMW를 살려낸 3시리즈, 5시리즈의 전신이기도 하다. 당시 소형 대형급 모델만 취급했던 BMW는 중형급 세단 1500, 1800을 출시한 후투자를 이끌어내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이 때 1500, 1800 모델의 광고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가 바로 '노이어 클라쎄'였다.


100년 역사 속 위기를 기회로 바꾼 상징적인 명칭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기로 한 것이다. 전기차 전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와 같은 거대한 변화를 맞이한 만큼,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전성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깔렸다.


그는 "1960년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어려운 시기였으며, 지금 역시 다양한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며 "노이어클라쎄의 등장은 더 멀리 나가가기 위한 변혁의 시작이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이어 클라쎄'를 기반으로 한 첫 양산 모델인 신형 iX3.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라이헬트 총괄이 추구한 '대대적 변화'의 핵심에는 디자인 뿐 아니라 BMW를 타는 고객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에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 내내 디자인 보다는 기술력에 대해 강조했다. 기존 BMW가 갖고 있던 '운전의 즐거움'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운전자가 차량 내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라이헬트 총괄은 "BMW 그룹이 추구해온 'Sheer Driving Pleasure'를 뛰어넘는 또다른 세계로 여러분을 인도할 것"이라며 "차량 안에서 눈을 감으면, 그 차가 움직이고 있는지 멈춰 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변화의 시작점으로 iX3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볼륨 모델'이라는 점을 꼽았다. 판매량이 가장 높고 대중적인 모델로 최대한 빨리 변화를 설득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새로운 콘셉트의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틈새 시장에서 시작할 법도 하건만, 그간 매달려온 방향성이 옳다는 무언의 확신이 깔려있는 듯 하다.


그는 "니치마켓에서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저희 판매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형급 시장에서 먼저 시작하고 이후 소형차와 대형차에 확장해 나가려 한다"며 "우리는 2027년까지 통 40개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 모델들에는 이번 노이어클라쎄의 첫 모델을 통해 선보이는 다양한 기술이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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