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민, 잡음없이 당 이끌다 '불명예 사퇴'
혁신당, 비대위 출범 위한 의원총회 지속
피해자측 "'비대위원장에 조국?' 반대한다"
일각선 "피해자에 직접 사과해야" 지적도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지도부가 총사퇴한 조국혁신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당 안팎에서는 사태 수습을 위한 비대위원장에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거론된다.
다만 조국 원장이 광복절 사면·복권에 앞서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출소 후 사태를 외면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리더십 공백과 타격이 동시에 발생한 만큼, 그의 조기 복귀 명분이 사실상 퇴색됐다는 관측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이번 주 내 비대위 출범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대위 구성은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한다. 이는 의원총회에서 혁신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당무위로 넘겨진다.
백선희 혁신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당무위를 개최할 것"이라며 "(비대위원장 인선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조 원장이 후보군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선 "가능성을 말씀 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초 조 원장은 오는 11월께 개최될 혁신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 복귀를 꾀했다. 당 지도부 역시 조 원장 사면·복권 이후 당무위를 열고 임기단축을 의결한 바 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수감됐다가 이재명 대통령의 사면·복권 결단으로 정치권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성비위 사건으로 리더십에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원장이 수감 중에 사건이 터졌다고 하더라도 조 원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정당인 만큼 책임 소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 비대위 구성 논의의 핵심은 조 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 여부다. 다만 혁신당 성폭력 피해자 측은 조 원장의 조기 복귀 가능성에 정면 반발했다. 아무리 수감돼 있다 하더라도 조 원장 역시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이자 혁신당 여성위원인 강미숙 변호사는 CBS라디오에서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그의 의견이 가장 우선시 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이나 끝장 토론을 위해서는 수평적인 제3자가 더 낫다"고 강조했다.
반면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을 조 원장이 맡느냐, 외부 인사가 맡느냐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외부 인사 구인도 어렵다. 당무위 개최에 앞서 조 원장이 직접 나서 피해자와 만나 진실된 사과를 하고, 당 차원에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김선민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한 혁신당 지도부는 당내 성 비위 사건에 책임을 지겠다며 총사퇴했다. 이로써 전임 수석최고위원이었다가 혁신당 당규에 따라 대표 대행직을 넘겨 받았던 김선민 대행은 약 9개월 간 이렇다 할 잡음 없이 당을 이끌었지만, 불명예 사퇴하게 됐다. 당은 오늘 9일에도 의원총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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