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파문' 혁신당, 비대위 전환…'리더십 타격' 조국, 조기등판할까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09.09 04:15  수정 2025.09.09 04:15

김선민, 잡음없이 당 이끌다 '불명예 사퇴'

혁신당, 비대위 출범 위한 의원총회 지속

피해자측 "'비대위원장에 조국?' 반대한다"

일각선 "피해자에 직접 사과해야" 지적도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지난 6일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을 경청하겠다는 취지의 사진으로 변경했다. ⓒ조국 원장 페이스북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지도부가 총사퇴한 조국혁신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당 안팎에서는 사태 수습을 위한 비대위원장에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거론된다.


다만 조국 원장이 광복절 사면·복권에 앞서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출소 후 사태를 외면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리더십 공백과 타격이 동시에 발생한 만큼, 그의 조기 복귀 명분이 사실상 퇴색됐다는 관측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이번 주 내 비대위 출범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대위 구성은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한다. 이는 의원총회에서 혁신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당무위로 넘겨진다.


백선희 혁신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당무위를 개최할 것"이라며 "(비대위원장 인선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조 원장이 후보군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선 "가능성을 말씀 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초 조 원장은 오는 11월께 개최될 혁신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 복귀를 꾀했다. 당 지도부 역시 조 원장 사면·복권 이후 당무위를 열고 임기단축을 의결한 바 있다. 앞서 그는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수감됐다가 이재명 대통령의 사면·복권 결단으로 정치권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성비위 사건으로 리더십에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원장이 수감 중에 사건이 터졌다고 하더라도 조 원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정당인 만큼 책임 소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 기자회견에서 '당내 성비위 사건' 관련 지도부 총사퇴를 밝히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현재로서 비대위 구성 논의의 핵심은 조 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 여부다. 다만 혁신당 성폭력 피해자 측은 조 원장의 조기 복귀 가능성에 정면 반발했다. 아무리 수감돼 있다 하더라도 조 원장 역시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이자 혁신당 여성위원인 강미숙 변호사는 CBS라디오에서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그의 의견이 가장 우선시 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이나 끝장 토론을 위해서는 수평적인 제3자가 더 낫다"고 강조했다.


반면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을 조 원장이 맡느냐, 외부 인사가 맡느냐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외부 인사 구인도 어렵다. 당무위 개최에 앞서 조 원장이 직접 나서 피해자와 만나 진실된 사과를 하고, 당 차원에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김선민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한 혁신당 지도부는 당내 성 비위 사건에 책임을 지겠다며 총사퇴했다. 이로써 전임 수석최고위원이었다가 혁신당 당규에 따라 대표 대행직을 넘겨 받았던 김선민 대행은 약 9개월 간 이렇다 할 잡음 없이 당을 이끌었지만, 불명예 사퇴하게 됐다. 당은 오늘 9일에도 의원총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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