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곧 학습인 시기, 5살 아이 방의 해답 [신은경의 ‘내 아이가 자라는 공간㊹]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09.09 14:07  수정 2025.09.09 14:07

“아이가 이제 5살이 되었는데, 방에 혼자 있는 시간보다는 거실에서 더 많이 생활해요. 학습도 늘어나는 시점이라 아이 방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고민이에요.” 의뢰인은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으며 도다미네에 방 솔루션을 의뢰했다. 단순히 가구를 놓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마음 놓고 머물며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5살 여자아이, 밝고 활발하며 리더십이 있는 동시에, 정서적으로 민감한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혼자 있는 걸 무서워했고, 피곤하거나 기분이 상하면 구석으로 숨어버리곤 했다. 책상 밑이나 작은 공간은 아이에게 잠시 세상과 거리를 두고 마음을 달래는 은신처였다. 그러나 아이는 또래나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놀이를 주도하며 친구들을 이끄는 작은 리더였다. 특히 역할극에서 선생님이나 엄마 역할을 맡아 상황을 만들어가며 즐기는 모습은, 사회적이고 주도적인 성향을 잘 드러냈다.


겉모습만 보면 늘 활발하고 활동적인 아이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다른 면모도 보였다. 만들기, 미술, 블록 쌓기 같은 정적인 활동에 몰입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이 강했다.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세밀한 부분까지 완성하려는 모습은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동시에 아이는 공간과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어떤 환경에 놓이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고, 감정이 흔들렸다. 그렇기에 방은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니라, 아이의 심리와 기질을 담아낼 그릇이 되어야 했다.



@copyright_dodamin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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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기질을 반영해 방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안정감이었다.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에게는 숨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작은 텐트를 두었다. 단순한 놀이용 소품이 아니라, 아이가 언제든 들어가 쉴 수 있는 피난처였다. 창문이 달린 텐트는 닫혀 있으면서도 바깥을 엿볼 수 있어 ‘혼자 있지만 완전히 단절되지 않은’ 안정감을 준다. 아이는 그 안에서 책을 읽거나 인형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텐트는 은신처이자 자기 조절의 첫 연습장이었다.


방문에서 가장 먼 자리에 있는 텐트는 아이에게 세상과 거리를 두고 쉴 수 있는 진짜 피난처였다. 커튼을 스스로 열고 닫으며 아이는 자기만의 공간을 통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작은 자기조절 경험을 쌓는다. 동시에 텐트는 상상놀이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학교, 병원, 가게 등 아이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텐트 안에서 무궁무진하게 펼쳐졌다. 이는 자존감을 높이고, 자기 주도적 성향을 건강하게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였다.


ⓒcopyright_dodamine place

두번째로 중요한 건 놀이였다. 5살은 놀이가 곧 학습이고, 놀이가 곧 성장인 시기다. 방의 중심에는 놀이테이블을 두어 “이 방은 놀이가 주인공이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테이블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펼쳐내는 무대였다. 블록을 쌓고, 그림을 그리고, 엄마와 함께 역할극을 펼치는 무대. 친구가 오면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협동하고 상호작용하는 무대였다. 리더형 기질을 가진 아이에게 테이블은 단순한 탁자가 아니라, 자신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주도적인 무대였다.


햇빛이 들어오는 밝은 자리는 아이의 활발한 성향과 잘 어울린다. 테이블은 사회적 놀이와 주도적 상상놀이의 무대가 되어, 아이가 가진 리더십과 사회성을 키워준다. 역할극, 블록 놀이, 퍼즐, 미술 등 다양한 활동이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방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에 놀이공간이 있다는 건 아이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준다. “이 방은 네가 마음껏 놀고 상상할 수 있는 곳이야.” 5살 발달 특성에 꼭 맞는 구조였다.


세 번째는 학습 공간이다. 점점 학습량이 늘어나는 시기였기에 전용 책상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책상은 놀이공간과는 분리되어야 했다. 아이가 헷갈리지 않고 “여기는 공부, 저기는 놀이”라는 신호를 명확히 받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책상은 방문 옆에 두었다. 혼자 있는 걸 무서워하는 아이가 출입구와 가까운 자리에 앉으면 훨씬 더 안정감을 느낀다. 게다가 책상 앞은 닫힌 수납장으로 정리해 장난감의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했다. 책장이 옆에 있어 필요한 자료를 바로 꺼낼 수 있다는 점도 몰입을 돕는다. 민감하지만 몰입력이 강한 아이에게 꼭 맞는 조건이었다.


이렇게 학습, 놀이, 휴식 공간이 각각 의미를 분명히 가지게 되면서 방은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아이의 성향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었다. 학습공간은 집중을, 놀이공간은 상상과 사회성을, 휴식공간은 안정과 회복을 담당한다. 아이는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간을 선택하고 전환하며, 그 과정 속에서 자기조절과 독립성을 배운다. 분위기에 민감한 기질을 고려했을 때, 공간마다 주는 명확한 신호는 아이에게 큰 힘이 된다.


민감하지만 몰입력 강한 성향, 혼자 있음을 두려워하지만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욕구, 사회적이고 상상력 풍부한 기질까지 모두 담겼다. 방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마음껏 놀며, 점차 독립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무대가 되었다.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아이의 발달 과업을 지원하는 환경 설계였다. 앞으로 아이는 이 방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고, 혼자서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키우며 성장해 나갈 것이다.



자문 : 아동심리연구소 플레이올라

신은경 도다미네플레이스 대표 dodamine_plac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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