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글로벌 확장, 지금 아니면 도태된다"...두나무·네이버가 밝힌 동맹 이유(종합)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11.27 14:27  수정 2025.11.27 14:36

두나무·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 기자간담회

송치형·이해진 등 '은둔형 경영자' 총출동

'지금 아니면 늦는다' 위기 의식 속 글로벌 진출 박차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두나무

두나무와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이 글로벌 웹3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동맹'을 공식화했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이 동시에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을 글로벌 확장의 결정적인 타이밍으로 판단하고, 국내 대표 웹3·플랫폼·핀테크 기업이 전면적인 역량 결집에 나섰다.


27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참석해 3사 결합의 전략적 배경과 향후 비전을 직접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네 명의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했다. 웹3와 AI라는 거대한 기술 전환 국면에서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는 위기의식과, 한국 기업 연합을 통한 글로벌 정면 승부라는 전략적 결단이었다.


송치형 "지금 아니면 늦는다…블록체인, 일상 금융 인프라로 진화 중"

송 회장은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3사 결합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중남미·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기반 글로벌 송금이 이미 일상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디지털 자산 기반 송금은 빠르고 저렴한 대안이 됐고 단순 송금을 넘어 결제·투자 등에도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성장 과정을 유튜브에 비유하며 "초기엔 규제와 저작권 문제로 불안정했지만 결국 산업의 질서를 완전히 바꿨다"며 "코인베이스, 서클 등 글로벌 사업자들의 체급이 이미 100조원 단위에 이른 상황에서 지금 이 타이밍을 놓치면 따라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회장은 벤치마킹 대상과 관련해 코인베이스와 서클이 거론되는 데 대해 "가슴이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에서는 벤치마킹 대상이 코인베이스와 서클로 이야기되지만 재작년까지만 해도 업비트가 훨씬 컸고, 작년 거래량도 업비트가 더 많았다"며 "차이는 단순히 거래를 넘어서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대형 증권사의 STO 등 기반 환경 자체가 국내와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글로벌 시장은 웹3와 핀테크가 결합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가 힘을 합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에선 작은 회사…두나무와 '한 몸' 선택"

이 의장은 네이버의 글로벌 경쟁 환경을 냉정하게 평가하며 이번 결합의 본질을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큰 회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하면 시가총액이나 연구개발 투자 모두 100분의 1 수준"이라며 "인공지능(AI)과 웹3라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 속에서 의미 있는 경쟁을 하려면 웹3에서 가장 강한 파트너와 손잡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한게임, 라인 합병 사례를 언급하며 "혼자서는 버티기 어려워 늘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합쳐 왔다"며 "두나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선택한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지분 희석 우려와 관련해서는 "지분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의 지속성과 성장"이라며 "경영은 지분이 아니라 능력으로 한다는 원칙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오경석 "글로벌 기술 변곡점, 위기가 아니라 기회…'팀 코리아' 만든다"

오 대표는 이번 결합을 '글로벌 기술 변곡점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정의했다. 그는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기존 주주들은 양사의 성과를 함께 공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지금은 디지털자산이 대형 연기금의 자산 배분 수단이자 전통 송금망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진화한 시점"이라며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머신 투 머신' 결제까지 디지털자산이 실질적 결제 수단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핀테크 산업은 타이밍과 네트워크 효과가 생명인데, 글로벌 선도 사업자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 간 역량 결집을 통해 '팀 코리아' 체급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것이 이번 결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수연 "AI와 온체인 결합, 지금껏 없던 금융거래 만들 것"

최 대표는 "AI는 스마트폰 혁명을 뛰어넘는 기술적 변화를 일으키고, 블록체인 역시 기술력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단계에 이른 지금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기업결합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양사가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 자본력을 하나로 묶어 진정한 풀 라인업을 만들어 글로벌 웹3 시장에 진출할 것이고, 금융에서 나아가 게임 콘텐츠등 AI와 웹3가 결합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5년간 AI·웹3 기술 인재 양성과 스타트업 육성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구상도 공식화했다.


주주 보호·규제·지배구조 "속도보다 신뢰"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주주 보호, 규제 리스크, 지배구조 변화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오 대표는 교환비율 산정 과정에 대해 "3개 회계법인의 독립 평가를 통해 중간값을 도출했다"며 "주주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 여부나 중복 상장 논란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향후에도 주주가치 제고라는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와 관련해선 금융당국·공정위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전날 3사 이사회 결의를 통해 딜의 첫 단계를 시작했으며, 거래가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이사회 구성은 향후 변화가 있을 예정이며 확정된 방안은 없지만 송치형 의장을 포함한 주요 인사들이 합류해 함께 경영하게 될 것 같다"며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각각 독립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형태로 이사회와 지배구조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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