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트라이폴드·XR 연속 출격…애플·메타 견제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09.16 13:32  수정 2025.09.16 13:38

무한·트라이폴드로 글로벌 XR·폴더블 주도권 경쟁

프리미엄 기술 과시 목적…단기 실적 효과는 제한적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현장에 비치된 '프로젝트 무한' 기기.ⓒ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삼성전자가 올 4분기 트라이폴드와 XR(확장현실) 기기 등 차세대 폼팩터를 잇따라 선보이며 애플·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견제에 나선다.


두 기기 모두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삼성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기술 선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잠재 수요를 선점하는 전략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을 이르면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가운데 메인 디스플레이를 두고 양쪽 패널을 안쪽으로 두 번 접는 듀얼 인폴딩(dual in-folding) 구조가 유력하다. 인폴딩은 접었을 때 화면이 보호되는 반면,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은 화면이 외부에 노출되는 차이가 있다.


화웨이의 '메이트 XTs' 경우 화면 한쪽은 안쪽으로, 다른 한쪽은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과 인폴딩의 혼합 형태다.


두 번 접는 구조인 만큼 내구성을 강화한 초슬림 힌지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는 펼쳤을 때 10.2인치, 한쪽만 접었을 때 7.9인치, 완전히 접었을 때는 6.4인치 크기로 예상된다.


사양은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퀄컴 스냅드래곤 8 Gen 3 엘리트와 안드로이드 16 기반 삼성 One UI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I 활용과 멀티태스킹 성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형태가 생소한 만큼 주 타깃은 프리미엄 얼리어답터 시장이며, 5만~10만 대 규모의 한정 생산이 예상된다. 가격은 기존 Z폴드·Z플립보다 높은 300만원대에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화웨이 모델 출고가는 1만5000 위안(291만원)으로 전작 보다 크게 낮아졌다.


삼성이 개화 단계인 트라이폴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기술 과시와 프리미엄 시장 선점 목적이 크다.


폴더블폰은 무게·두께·내구성 문제로 바(bar)형에 비해 대중성이 낮지만, 화웨이 XTs 등 경쟁사가 관련 제품을 계속 내놓는 상황에서 차세대 폼팩터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 폴더블폰을 대비해 폼팩터 라인업 다변화와 AI 기능 강화로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서 안팎으로(In&Out) 두 번 접을 수 있는 'S'자형 폴더블 제품인 '플렉스 S(Flex S™)'(왼쪽)와 G 형태로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 G(Flex G™)'(오른쪽)가 전시돼있다.ⓒ삼성디스플레이

4분기에는 삼성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코드명)' 출시가 예고돼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구글 캠퍼스에서 개발자 대상으로 열린 'XR 언락(XR Unlocked)' 행사에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과 이를 탑재할 '프로젝트 무한'을 소개한 지 약 1년 만이다.


안드로이드 XR은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한 플랫폼으로, AI 모델 구글 제미나이(Gemini)가 탑재되며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플러스 2세대 칩셋이 적용된다. 기기 제조는 삼성이, OS(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는 구글이, 반도체·칩셋은 퀄컴이 각각 맡는 협력 구조다.


제품에는 1.3인치 소니 올레도스(OLEDoS) 패널이 탑재되며, 픽셀 밀도는 약 3800PPI로 애플 비전프로(3391PPI)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착용감을 개선하기 위해 500g 이하의 경량화를 목표로 삼았다. 애플 비전프로(600g 이상)보다 가벼운 무게다.


기기 취지에 걸맞게 고해상도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하며, 음성 제어·멀티태스킹 기능도 지원한다. 가격은 미정이나, 애플 비전프로(500만원대) 대비 진입 장벽을 낮췄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첫 안드로이드 XR 기반 고성능 헤드셋인 무한은 소니·퀄컴·구글과의 협업 기술을 집약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삼성은 이를 통해 AI·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한 글로벌 XR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출시되면 애플의 비전 프로, 메타 퀘스트와 경쟁하는 삼성의 첫 독자 XR 기기가 된다. XR은 개인이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고객 접점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경쟁사들도 차세대 XR 기기 출시를 검토중이다. 애플은 2027년 보급형 XR 헤드셋(비전 에어) 출시를, 메타는 올레도스 기반 XR 헤드셋 투입을 검토 중이다. 시장이 본격 커지면 프리미엄·보급형 라인업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내년 무게를 더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스마트글라스(프로젝트 해안) 등 디스플레이 없는 AR 기기를 추가해 투트랙 라인업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기술 과시 목적…단기 실적 효과는 제한적

새로운 폼팩터를 앞세운 프리미엄 기술 경쟁은 치열하지만 기존 스마트폰처럼 이 기기들로 단기간에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2026년 하반기 첫 폴더블폰을 내놓을 경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보급률이 2025년 1.6%에서 2027년 3%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사들이 폴더블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으나 시장 규모 자체가 아직 작다는 의미다.


XR 기기 역시 초도 물량이 10만대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여, 신제품 효과만으로는 신규 수요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올 하반기 삼성 MX사업부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은 내달 초 발표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