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SC 제형 美 FDA 허가 획득, 유럽 허가도 눈앞
1조4000억원 마일스톤 수령, 이후 판매에 따라 로열티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코스피 이전 상장 "사실상 준비 완료"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기술이 적용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가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었다. 키트루다가 글로벌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인 만큼 알테오젠도 ‘조’ 단위의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의 SC 제형 전환 플랫폼 ‘ALT-B4’를 적용한 MSD의 키트루다 SC는 최근 FDA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구체적인 제품명은 ‘키트루다 큐렉스’다. FDA 최종 허가에 따라 키트루다 큐렉스의 상용화 판매는 이달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기준 295억 달러(약 41조원)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판매량 1위 의약품이다. 기존 키트루다 IV 제형은 투약까지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키트루다 큐렉스는 단 1~2분 만에 주사가 가능해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MSD는 키트루다 큐렉스 출시 후 24개월 이내 전체 키트루다 환자의 30% 이상이 SC 제형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키트루다 큐렉스 상업화에 따라 알테오젠은 조 단위의 수익을 얻게 됐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큐렉스가 일정 매출 구간에 도달할 때까지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단계적으로 수령한다. 이후엔 매년 판매 실적과 연동한 매출 로열티를 받게 된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4~5% 수준으로 추정한다.
이번 허가의 중심에는 알테오젠의 ALT-B4 플랫폼이 있다. ALT-B4 플랫폼은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해 기존 정맥주사(IV) 약물을 SC 형태로 바꾸는 기술이다. 앞선 2020년 MSD는 ALT-B4에 대한 글로벌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 2024년에는 키트루다 SC 개발 전용 독점 계약을 추가로 맺은 바 있다.
알테오젠의 경쟁력은 긴 특허에 있다. SC 제형 약물은 기존 IV 약물과는 별도로 제형 특허가 인정된다. 현재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 뿐이다.
알테오젠의 ALT-B4를 활용한 키트루다 큐렉스는 2043년까지 특허 보호가 가능하다. 현재 알테오젠의 유일한 경쟁사인 할로자임의 ‘PH20’은 2028년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MSD가 알테오젠의 플랫폼을 도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지난 6월 바이오 USA 현장 인터뷰에서 “만약 파트너사 제품의 핵심 물질 특허가 무효가 되거나 만료되더라도 자사의 ALT-B4 기술과 결합한 최종 제품은 2043년까지 유효한 알테오젠의 특허로 계속 보호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어 키트루다 SC 유럽 허가도 임박한 상황이다. MSD는 최근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키트루다 SC에 대한 품목 허가 긍정 의견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최종 결과는 오는 4분기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이어 다음으로 규모가 큰 유럽에서도 허가를 획득할 경우 키트루다 SC 매출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
키트루다 외에도 여러 제약사가 알테오젠의 SC 제형 전환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의 다이이찌산쿄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 받는 ‘엔허투’에 알테오젠의 기술을 적용, SC 제형 개발을 위한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이처럼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중심으로 SC 전환 열풍이 잇따르면서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24조5939억원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머크는 2021년 임상 개시 후 승인까지 만 4년이라는 유례 없는 속도로 (키트루다 SC 허가에 대해) 사활을 걸고 진행 중”이라며 “첫 번째 마일스톤은 4분기 실적에 바로 인식, 코스피 이전을 위한 모든 조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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