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에 '민주파출소장' 지낸 민주당 양문석
與 워크숍 만찬 사석에서 기자들에 '비속어'
사기·선거법 위반 혐의 2심서도 당선무효형
"언론수준" 지적했지만 자기검열 안되는 듯
지난달 28일부터 1박 2일간 인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 직후 돌연 '양문석'이라는 이름이 정치부 말진들의 '정보보고'에 올랐다. 문대림·부승찬 의원과 말진을 비롯해 워크숍 취재에 참가한 기자들이 저녁식사 중 양문석 의원이 대뜸 출연해 기자들 면전에서 "기자 새끼들"이라며 비속어를 구사했다는 것이다.
정보보고 이후 워크숍이 종료된 이튿날부터 다양한 형태의 이른바 '받글'(받은 글)들이 워크숍 당시 양 의원의 언행을 부연 설명하며 기자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평소 그가 언론에 강한 반감을, 특히 보수 언론에 적개심을 가진 것은 그의 평소 SNS 글만 봐도 쉽게 짐작 가능한 터였다.
양 의원이 언론에 대한 반감을 표할 때 사용하는 또다른 단어는 '수준'이다. 질문 수준을 높이라는 건지 취재 수준을 높이라는 건지 목적어조차 모호하다. 그러나 평소 가짜뉴스 척결을 강조하던 양 의원 본인 스스로도 '가짜뉴스의 정의와 기준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의미도, 맥락도 없는 예시를 들더니 결국 답변조차 하지 못한 채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등지고 떠났다.
그러더니 기자들의 뒷통수에 대고 "수준을 높여라"고 으름장을 놓는 지경이다. 가짜뉴스의 정의와 기준에 대한 답변조차 못하는 수준의 양 의원이 언론을 향해 '맹목적 반감'만 표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내막을 아는 자당 의원들도 '양문석' 세 글자만 들으면 "그 사람은 원래 그렇다"며 대답에 살을 붙이지 못한다.
양 의원은 소위 민주파출소장을 지낸 입지전적 강성 인사다. 민주파출소는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제보 받아 당이 대리 고소·고발하는 온라인 제보 플랫폼이다. 전직 민주파출소장인 양 의원은 현재 사기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앞서 양 의원은 22대 총선 기간 '대학생 딸 명의의 11억원 사기대출' 사건 의혹으로 1심에 이어 최근 2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도 2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아 '당선무효형'을 유지하고 있다. 총선 기간 중 보도로 인해 자신과 가족의 범죄 혐의가 만천하에 드러났으니 언론에 대한 증오가 가득할 만 하다.
워크숍 날 저녁자리에서 양 의원 태도가 불편했던 기자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고, 거친 언사가 지속되자 남아있던 기자들마저 일어나며 결국 자리는 사실상 강제 해산됐다고 한다. 애초 언론에 악감정을 가진 양 의원이 무슨 연유로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 등장한 것인지 알 순 없지만, 언론을 향한 분풀이로 보일 뿐이다.
이번 '워크숍 저녁 사태'는 그간 양 의원의 언행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던 기자에게 정청래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떠올리게 했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페이스북에 '국회 정상화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반납하라'는 국민의힘 주장이 담긴 보도를 공유하며 "피식 웃음이 났다"고 냉소했다. 가볍게 무시할만하다는 뜻으로 야당이 생떼를 쓰고 있다는 취지다. 양 의원이 초래한 워크숍 저녁 사태가 정 대표의 '피식'이라는 표현을 상기시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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