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극장가에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라희찬 감독의 ‘보스’, 그리고 요아킴 뢰닝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론: 아레스’ 세 작품이 나선다. 과거 추석 연휴는 한국 대형 배급사들이 자사 블록버스터를 전면에 내세워 관객층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최대 성수기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흐름이 달라졌다.
지난해 추석 연휴 닷새간(9월14일~18일)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466만여 명으로, 전년 엿새간(9월28일~10월3일) 311만3000여 명보다 49.7% 늘었다. 2023년에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 ‘거미집’이 동시에 개봉해 출혈 경쟁을 벌였으나 세 편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그 학습 효과로 2024년에는 ‘베테랑2’가 단독 출격하며 안정적인 흥행을 거뒀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추석 연휴 나흘간(9월12일~15일) 관객 수 513만1000여 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9.2% 적은 수준으로, 완전한 회복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는 같은 날 몰려 개봉하기보다, 작품별로 개봉일을 나눠 연휴를 겨냥한다. ‘어쩔수가없다’는 연휴 전 일찌감치 개봉해 화제성을 선점했고, ‘보스’는 10월 3일, ‘트론: 아레스’는 8일 개봉해 차례로 관객을 만난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블랙코미디 장르에 거장의 브랜드 파워를 더해 전작보다 대중 친화적인 스토리와 유머를 담았다.
개봉 전 해외 선판매만으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리스크를 최소화했고,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기반을 다졌다. 추석 연휴 전 개봉해 화제성을 먼저 확보하고 연휴 동안 관객층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보스’는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이 주연을 맡아 조폭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극 안에는 휴먼드라마적인 면모도 담고 있다. 웃음과 액션에 더해 따뜻한 이야기까지 더해져 다양한 관객층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작품으로, 개천절부터 추석, 대체휴일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 동안 전국 무대인사 투어를 통해 관객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트론: 아레스’는 자레드 레토와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출연하는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로, 화려한 시각효과와 배우들의 존재감을 앞세운다. 전 세계 동시 개봉으로 추석 극장가에서 다양한 관객층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세 작품은 초반에는 타깃 관객층이 뚜렷하게 나뉘지만, 연휴 첫 주말 입소문이 판세를 바꾸는 결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어쩔수가없다’가 선점한 화제성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 ‘보스’가 명절 코미디의 전통 강세를 입증할지, 혹은 ‘트론: 아레스’가 글로벌 화제성을 흥행으로 연결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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