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도 눈독…반도체 '유리기판' 전쟁 불 붙는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10.07 09:00  수정 2025.10.07 09:00

AI·데이터센터 등 성능 개선 열쇠

SK·삼성·LG, 수요 선점 경쟁 본격화

SKC가 'CES2025'에서 선보인 반도체 글라스 기판.ⓒSKC

최근 글로벌 IT·자동차 기업들이 반도체 유리기판 도입을 타진하면서, 국내 전자 부품사들의 상용화 경쟁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애플은 최근 유리기판 제조사와 만나 관련 기술을 파악했다. 두 기업은 인공지능(AI) 연산 등 성능 향상을 위해 기존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할 수 있는 유리기판 도입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판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반도체를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데이터를 원활하게 이동시키는 도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반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망 역할도 수행한다.


그간 기판은 플라스틱 계열 소재 유기 기판이 사용됐다. 오랜 기간 반도체 패키징의 기본 소재로 활용됐지만, 최근 고성능 반도체 칩 사용이 늘어나면서 유기 기판의 한계가 명확해졌다.


이에 업계는 유리 기판에 주목한다. 기존 유기, 실리콘 기판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을 해결사로 꼽고 있다. 차세대 유리 기판은 유기 기판 대비 전력 소모는 30%나 적고 데이터 처리 속도는 40% 빠르다. 유리라는 소재의 특성상 열에 의한 휨 현상이 매우 적은 것도 장점이다.


인텔, AMD, 삼성전자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들이 유리기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SKC,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유리 기판 상용화를 위한 과정에 있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유리기판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공장을 이르면 올해 말부터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파일럿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의 경우 경쟁사 대비 늦게 사업에 뛰어든 만큼, 유리 기판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4월 구미 공장에 반도체 유리 기판 시생산 라인 구축에 돌입했다. 올해 안에 유리기판 시제품을 생산하고, 오는 2028년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유리기판이 시장에 안착하면, 고성능 반도체 경쟁에서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의 규모는 2023년 71억 달러(약 9조78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약 11조5700억원)으로 연평균 3.5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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