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3경기서 토종 투수들이 외인 선발 압도
1패 안은 SSG는 좌완 김건우 깜짝 선발로 예고
구창모(NC), 원태인, 최원태(이상 삼성)의 공통점은?
토종 투수들이 가을 야구를 지배하고 있다. 구창모와 원태인, 최원태는 나란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안긴 주역들이다.
포문은 구창모가 열었다. 소속팀 NC와 6년간 최대 12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던 구창모는 이후 부상으로 신음했고 상무에 입대해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지난 6월 제대해 팀에 합류한 구창모는 우려했던 부상 걱정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었고 지난 삼성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건강한 구창모는 난공불락 그 자체였다. 삼성의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에 승리를 안긴 것.
그러자 이튿날에는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펄펄 날았다.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위력적인 공을 6이닝 내내 뿌렸고 4개의 피안타와 2개의 볼넷만 내준 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NC의 업셋을 억제한 뒤 인천행 버스에 올랐다.
원태인의 기운은 팀 동료인 최원태에게 넘겨졌다. 최원태는 9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 데일리 MVP에 오르며 가을 야구에 약하다는 인상을 지워냈다. 이전까지 최원태의 포스트시즌 기록은 17경기(선발 6경기) 승리 없이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이었다.
팀 전력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외국인 투수의 역할이다. 6개월간 이어지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1~2선발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순위도 요동친다. 그리고 이어지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외국인 투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번 가을야구에서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 중이다. 구창모는 삼성 에이스 후라도(6.2이닝 9피안타 4실점)와의 정면 승부서 승자가 됐고, 삼성 또한 원태인과 최원태를 앞세워 각각 로건(6이닝 1피안타 2실점), 화이트(2이닝 6피안타 3실점)보다 훨씬 나은 투구를 선보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의 선발 매치업은 SSG 김건우, 삼성 가라비토다. 무게감만 놓고 보면 삼성 쪽으로 쏠린다.
올 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가라비토는 15경기를 뛰었고 4승 4패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반면, 김건우는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23세의 어린 투수다. 데뷔 초 제구를 잡지 못하다 군 입대를 택했고 제대한 뒤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서 기용됐다.
주목할 점은 잠재력이다. 시즌 초 불펜서 몸을 풀던 김건우는 5월 말부터 선발로 기용됐고 5이닝은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투수로 성장을 거듭했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유망주 투수의 가을야구 깜짝 호투는 SSG 역사에 아로새겨져 있다. 전신인 SK 시절이던 2007년, 당시 루키였던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서 두산의 외국인 특급 리오스와 맞붙어 7.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고, 2패로 뒤지던 SK는 그대로 시리즈를 뒤집어 우승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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