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 급전 수요 몰려…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잔액 사상 최고치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0.14 07:32  수정 2025.10.14 07:32

올해 2분기 기준 1조2880억원…전년 동기 比 12.2%↑

평균 소액대출 금리 연 16.19%…고금리에도 이용 늘어

급전 수요 늘어난 영향…잔액 증가에도 연체액은 감소세

"고객 수요 늘어 자연증가…시장상황 어려워 증가세 이어질 듯"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 여신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늘면서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2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1조2146억원)보다 6%(734억원)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1조1473억원)과 비교하면 12.2%(1407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는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통계가 공개된 2008년 이후 최고치다.


저축은행 중에서 소액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곳은 OK저축은행이 396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BI저축은행(1753억원) ▲신한저축은행(1525억원) ▲HB저축은행(875억원) ▲다올저축은행(852억원) 등 순이었다.


소액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300만~500만원 한도 내에서 당일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아 신용등급이 낮거나 기존 금융권 대출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 자영업자들의 '급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이 조건부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 5~7%대 소액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금리 부담 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전체 평균 금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스시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6.19%로 일반신용대출 금리(14.96%)보다 1.23%p(포인트)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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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지만 3분기 잔액이 줄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후 지난해 말 다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3분기 연속 증가세다.


이와 반대로 저축은행업권의 여신 규모는 축소하는 분위기다. 올해 7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잔액은 93조8527억원으로 전년 동기(96조9415억원) 대비 3.1% 줄었다. 지난해 1월(115조6003억원) 이후 18개월 연속 감소세다.


저축은행 업권이 보수적인 대출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소액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은 경기 침체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서민층의 급전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쏠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잔액이 늘었음에도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액이 줄고 있다. 올해 6월 말 저축은행 업권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액은 706억원으로 전분기(714억원), 전년 동기(738억원) 대비 모두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은 6.27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급전 전용 대출 상품이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소액대출을 새 먹거리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상품 취급을 확대하려는 내부 정책 보다는 서민경제가 어려운 만큼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큰 상품인 만큼 폭이 크진 않겠지만,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특별히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강화한 것은 아니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의 수요가 늘면서 자연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연체율도 지속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상황이 어려운 만큼 당분간 이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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