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보장’ vs ‘라이브청구’…펫보험 경쟁 2라운드 돌입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10.20 07:12  수정 2025.10.20 07:12

펫보험, 성장기 지나 차별화 시대로

보장 확장·편의 강화로 시장 재편

국내 펫보험 시장이 단순 상품 출시 단계를 지나 ‘보장’과 ‘서비스’ 차별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펫보험 시장이 단순 상품 출시 단계를 지나 ‘보장’과 ‘서비스’ 차별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항암치료 보장, 실시간 청구 등으로 상품 완성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펫보험에 항암치료 보장 특약을, 마이브라운은 실시간 보험금 지급 시스템 ‘라이브청구’를 통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장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펫보험 시장은 2018년 메리츠화재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실손보험 ‘펫퍼민트’를 선보이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진출했고, NH농협손보도 지난 7월 반려동물 임시위탁비용 담보로 첫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6만31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만9021건) 대비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는 328억 원에서 582억 원으로 77% 급증했다. 전체 보유계약도 20만3146건에 달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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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는 올해 들어 펫보험 보장 영역 확장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 항암보장 특약은 기존 경구형 항암제뿐 아니라 주사항암제까지 보장 범위를 넓힌 것으로, 고비용 항암치료 부담을 덜어주는 손보업계 최초 사례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개 물림 사고 행동교정 훈련비 보장’ 담보로 9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확보하는 등 올해에만 펫보험 관련 4건의 독점판매 권한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DB손보가 ‘보장 중심 상품 차별화 전략’ 상품 경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대형사 중심의 보장 경쟁에 맞서, 신생 소액단기보험사 마이브라운은 디지털 기반의 편의성 강화로 맞불을 놓고 있다.


마이브라운의 라이브청구는 제휴 병원에서 앱 내 QR코드를 스캔하면 보험금이 즉시 차감돼 고객은 남은 금액만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별도의 서류 제출이나 청구 절차가 필요 없고, 병원 역시 행정 부담이 줄어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편의성을 무기로 내세우며 출범 두 달 만에 계약 1800건을 돌파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펫보험 경쟁의 ‘2단계 진입’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상품 출시를 통한 단순 시장 진입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보장 범위와 청구 편의성을 중심으로 한 특화 경쟁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다만 반려동물 진료비 수가제도가 아직 완전히 정착되지 않아 진료비 편차와 보험금 산정 기준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단순 편의성보다는 보험료 현실성과 보장 실효성이 장기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경쟁이 상품 출시를 넘어 보장과 서비스 차별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제 펫보험이 일정 수준 대중성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현실적인 보장과 보험료 경쟁력을 얼마나 갖추느냐가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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