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수들, 트럼프 '골프 회동'서 美 투자논의…재계, 관세 타결 기대감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10.20 13:42  수정 2025.10.20 15:43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김동관, 투자 현황 공유

트럼프, 총수들에 감사 인사…총수들, APEC 세일즈도

관세 대화 없었지만 상징적 만남…협상 타결 원동력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한국의 4대 그룹 총수 등 아시아 기업 대표들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하면서, 교착 상태에 놓인 한미 관세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총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투자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관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들의 만남 자체가 관세 협상 타결의 원동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재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골프 행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최자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프로 골퍼 게리 플레이어, 브라이슨 디샘보와 같은 조에서 라운드를 돌았으며, 4대 그룹 회장과 김 부회장과는 함께 치진 않았다. 다만 이날 골프 조는 미국 정부 인사 1명, 프로 골퍼 1명, 기업인 2명으로 구성돼 총수들 모두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라운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골프 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과 별도로 만나 환담을 나눴다고 한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 경북 경주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 방문에 대해 모두의 기대가 크다"며 "모두가 합심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은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현황을 공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수들이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전자, 조선 등의 각 분야를 이끌고 있는 만큼, 양국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협상과 관련한 직접적인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상 관세 문제를 직접 거론하기보다는 우리 기업의 미국 내 투자와 기여를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요청을 하는 자리보다는, 신뢰 관계 형성 성격의 자리였다는 것이다.


총수들은 골프 회동을 마치고 속속 귀국하고 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각각 이날 오전 3시와 7시께 입국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리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5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APEC 정상회의와 CEO 서밋 준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미국에 남아 현지 사업을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 골프 회동에 앞서 그는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방문해 생산라인과 공정 현황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이날 오후 입국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회동 직후 폴란드로 이동했다. 그는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임명돼 유럽 지역 방산 세일즈를 위해 전날 유럽으로 출국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폴란드 정부와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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