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장관 "국무회의 요건 자체 성립하지 않는 상황"
조 전 장관, '전공의 처단' 포고령에 "당시 크게 놀라"
특검, 윤석열 전 대통령·김용현 전 장관 증인 신청 검토
윤석열 정부 당시 국무위원이었던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20일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한결같이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해 일반 국무회의 절차하고 많이 달랐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 우두머리 방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위증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심리하고 있다.
안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에 열린 국무회의에는 불참했으나 계엄 이튿날 새벽 국회의 비상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이후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다. 반대로 조 전 장관은 계엄 전 국무회의에는 참석했고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불참했다.
이들은 모두 이날 증인신문에서 계엄 전 국무회의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놓았다. 안 전 장관은 "(국무회의) 요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고 조 전 장관은 "통상 국무회의에선 안건 상정, 담당 장관의 제안 설명, 안건 심의, 안건 의결 등의 절차 이뤄지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조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위원들의 의견을 들을 줄 알았는데 바로 이석해서 내 의견을 말하거나 다른 위원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와 관련해 안 전 장관은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통상적 표현 등을 다 건너뛰고 '계엄을 취소합니다'라는 이상한 표현을 쓰자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처음 해보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라고 했다"며 "정확하게 형식 맞춰가면서 하느라 (국무회의의)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최상목 당시 부총리가 한 전 총리에게 '왜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했냐'고 했는데 최 부총리의 톤이 거칠어 총리에게 말하기에는 예의가 어긋날 정도였다"며 "한 전 총리가 (최 전 부총리에게) '나도 최선을 다해서 만류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30여시간에 달하는 대통령실 CCTV를 봤는데 피고인(한 전 총리)이 윤 전 대통령을 말린 장면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시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 1호 5항에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경위를 묻는 특검 측의 질문에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접견실에서는 포고령 내용을 보지 못했으며 국무회의 종료 후인 12월3일 밤 11시29분쯤 복지부 내부 보고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내용에 크게 놀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특검은 증인신문 시작 전 재판부에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청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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