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에 꽂기만 하면 양분 실시간 측정…농진청, 신형 감지기 개발

인산 직접 감지 세계 첫 기술 확보

정밀 비료 관리로 환경오염·온실가스 저감 기대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개발한 노지 스마트농업 모식도.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김양래 광운대학교 교수팀과 공동으로 토양 속 양분을 성분별로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양분 감지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감지기는 다채널 스크린프린트형 이온 선택성 전극을 적용해 토양에 꽂기만 하면 작물이 실제 흡수할 수 있는 양분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토양에 녹아 있는 양분의 총량만 확인할 수 있었으나, 새 기술로 질소·인산·칼륨 등 작물 생육에 필수적인 성분의 농도를 각각 측정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토양에서 인산을 직접 감지한 것은 세계 최초다.

기존 이온선택성전극 기반 센서는 용액에서만 측정이 가능하고, 전기전도도(EC) 기반 센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체를 교체하거나 보정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컸다.

반면 새 감지기는 토양 수분이 30% 이상이면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며, 사용자가 전극만 교체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극 교체 비용은 1~2만 원 이하로 저렴하고, 측정 데이터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농진청 연구진이 밭 토양 모사 시험에서 실제 비료 농도와 감지기 측정값을 비교한 결과 성분별 정확도가 83~96%로 나타났다. 논 토양 시험에서는 92~99%, 들깨 수경재배 시험에서는 평균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감지기는 작물에 필요한 최적의 양분을 제공해 생육을 돕고 불필요한 비료 사용을 줄여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양액시스템이나 관비시스템 등 정밀 농업기술과 연계하면 스마트농업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내 특허 3건, 해외 특허 1건을 출원·등록했으며 연구 결과를 국내외 학술지에도 게재했다. 현재 다양한 토양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도록 내구성 강화, 유효기간 연장, 염(나트륨) 및 전기전도도 측정 기능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토양검정을 위해 트랙터 부착형이나 휴대용 등 다양한 형태를 개발해 활용도를 높이고, 인공지능(AI) 기반 양분모델과 연계해 계측 정확도 향상과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곽도연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양분 감지기는 실시간으로 토양 양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로, 스마트농업을 위한 정밀 양분 관리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필요한 만큼만 비료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작물 생육과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