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와 맞붙는 126년 전통의 독일 가전 밀레 "한국이 미래 시장"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0.22 14:35  수정 2025.10.22 15:04

밀레코리아 20주년 기자간담회 "프리미엄 본질에 집중"

22일 서울 강남구 밀레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점에서 밀레 유선 청소기가 소개되고 있다.ⓒ임채현 기자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Miele) 가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핵심 축으로 한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마르쿠스 밀레 공동회장이 직접 방한해, 브랜드의 철학과 한국 시장의 중요성, 그리고 미래 성장 방향을 직접 밝혔다.


22일 서울 강남구 밀레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밀레코리아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마르쿠스 밀레 밀레 회장은 “한국은 매출 규모보다 미래 발전을 결정짓는 핵심 시장”이라며 “한국 소비자는 높은 안목과 품질에 대한 감각을 갖춘 만큼, 밀레의 철학과 가장 잘 맞는 고객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에 진출한 것을 두고서는 “경쟁사가 늘어나는 건 위협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는 일”이라며 “LG가 스타일러 시장을 열었듯, 밀레는 빌트인 세그먼트를 더욱 확장해 한국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데이코, LG전자는 SKS 라는 서브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공략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가전과, 고급 가구를 일체화해 억 단위의 빌트인 라인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밀레는 126년 전 독일에서 창립된 프리미엄 가전업체다. 세탁기, 식기세척기, 청소기, 냉장고 등의 주방 생활가전에 특화된 기업이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편화된 '식기세척기'의 원형이 바로 이 밀레에서 최초로 나왔다.


밀레는 고급 빌트인 라인업을 강조하는 대신 평균 사용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설계할 만큼 내구성이 자사 제품의 근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사가 잦은 특성을 지닌 한국 시장의 독특한 주거 문화를 반영한 서비스 전략도 눈에 띈다.


밀레코리아 측은 “이사 빈도가 높은 국내 특성을 고려해, 설치·이전 편의성을 높이고 빌트인과 프리스탠딩 제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고객이 제품을 새 집에 그대로 옮기거나, 새 입주자에게 그대로 두는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밀레코리아는 현재 나인원한남·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오븐·인덕션·식기세척기·냉장고·커피머신 등 프리미엄 빌트인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청소기와 건조기 등 프리스탠딩 제품군도 강화 중이다.


빌트인은 설치 비용과 공간 제약이 있어 불황에 취약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실제로 글로벌 빌트인 시장은 지난해 261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2032년에는 374억 달러(약 54조 원) 에 이를 전망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밀레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점에서 밀레코리아 20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모습.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과 최문섭 밀레코리아 대표.ⓒ임채현 기자

밀레는 앞으로 제품 혁신, 시장 확대, 지속가능성을 3대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한국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신제품으로는 ▲스마트 오븐 ‘M 센스(M-sense)’ ▲스팀 쿠킹 드로워 ▲아웃도어 키친 시리즈 등이 있는데, 해당 제품들은 향후 국내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마르쿠스 밀레 회장은 “한국 시장은 단순히 매출의 비중을 넘어 혁신의 시험대이자 밀레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이라며 “품질과 디자인, 내구성,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럭셔리’의 기준을 한국에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최문섭 밀레코리아 대표는 "한국에는 삼성, LG 등 좋은 브랜드가 있지만 밀레는 제품의 본질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며 "한국 대형가전 시장 규모는 8조원인 만큼, 현재 한국 매출 550억원 수준인 밀레가 더 성장할 기회는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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