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에너지 부문 추가 제재…“동맹국도 준수 촉구”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0.23 07:17  수정 2025.10.23 07:21

루코일 등 자회사 34곳…트럼프, 우크라 미사일 지원엔 선 그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 중 새로운 백악관 연회장의 좌석 배치도를 들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석유 대기업인 로스네프트·루코일 두 곳을 제재 대상에 올린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놓고 미온적인 러시아에 대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에 러시아가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 않음에 따라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제재를 통해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크렘린(러시아 정부)이 전쟁 자금을 조달하고 약화된 경제를 지탱하는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 통화를 하고 2주 내 헝가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후 나온 것이다. 미·러는 이르면 이번 주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었으나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쥐재진을 만나 “푸틴 대통령과 만남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취소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로스네프트는 석유·천연가스의 탐사와 채굴, 생산, 정제, 운송 및 판매 등을 전문으로 하는 수직 계열화 에너지 업체다. 루코일도 석유·가스의 탐사와 생산, 정제, 마케팅, 유통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이다. 로스네프트 자회사 28곳, 루코일 자회사 6곳이 각각 제재를 받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은 올 상반기 러시아 전체 원유 수출량의 거의 절반를 담당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금은 살상을 멈추고 즉각적인 휴전할 때”라며 “푸틴 대통령이 이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기를 거부함에 따라 재무부는 크렘린궁의 ‘전쟁 기계’를 지원하는 러시아 최대 석유 기업 두 곳을 제재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전쟁 종식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동맹국도 이번 제재에 동참하고 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이번 제재는 두 개의 큰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한 제재”라며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휴전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 간 휴전을 중재하며 자신감이 붙은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여기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장거리 미사일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설정한 일종의 ‘레드라인’(금지선) 중 하나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부를 때릴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했다고 WSJ이 보도하자 “가짜 뉴스”라며 “그들이 무얼 하든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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