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엘 파피엥 총괄사장 등 미쉐린 경영진 인터뷰
韓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 늘리는 미쉐린
기후·노면상황·경쟁사 상품성까지 전부 파악해 제품 개발
현대차·한화 등 국내 업체와 협력 검토 중…"추가 기술 개발"
씨릴 로제 미쉐린그룹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가 22일(현지시간) 태국 농캐 공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쉐린코리아 기자단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규모 면에서 거의 최대 시장이고, 차량 제조사가 있다. 제조사들이 전세계로 수출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거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태국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난 폴 뻬리니오 미쉐린그룹 아태지역 승용 타이어 비즈니스 영업총괄 부사장의 말이다. 뻬리니오 부사장을 비롯해 이날 인터뷰에 참여한 마누엘 파피앙 미쉐린 총괄사장, 씨릴 로제 미쉐린그룹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역시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했다.
한국 진출 이후 미쉐린의 점유율은 10% 수준에서 최근 6%까지 떨어졌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욕심은 오히려 커진 모습이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는 한국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들의 특성에서 본 성장 가능성이 바탕이 됐다. 글로벌 3위로 올라선 자동차 제조사의 본거지인 데다, 최근 럭셔리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미쉐린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국내 자동차 업체의 신차용 타이어(OE)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면서 한국서 존재감도 키우는 중이다. 최근엔 국내 유통업체 타이어모어와 손잡고 소비자 접점도 늘렸다.
뻬리니오 부사장은 "한국은 경쟁 심화 시장이기도 하다. 타이어, 차량 제조와 관련해 강력한 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최고의 제품 경험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최근 유통 네트워크를 타이어모어로 넓힌 것도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마누엘 파피앙 미쉐린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에 있어 혁신은 매우 중요하다. 매번 한국에 갈 때 마다 한국 고객과 일할 때 마다 배우는 게 있다"며 "소비자들의 디지털 생태계가 엄청나다. 한국 시장은 가능성의 한계 뛰어넘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했다.
이어 "부산에서 서울로 전기 트럭을 타고 가는데, 충전하지 않고도 한번에 갈 수 있다"며 "이건 한국처럼 혁신을 중요시하는 시장에서만 시도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누엘 파피앙 미쉐린 총괄 사장이 22일(현지시간) 태국 농캐 공장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쉐린코리아 기자단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복합소재'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복합소재는 미쉐린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소방용 호스, 컨베이어 벨트 등을 제조하는 신사업으로, 최근 10년 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파피앙 사장은 "복합소재는 고도로 전문화된 분야다. 기존 모빌리티 고객과 같이 추가기술을 개발하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의 경우 얼마전 현대차 CEO와 프랑스 글로벌 리서치 센터에서 협력을 하기로 얘기했는데, 자동차나 트럭에 있어서도 협력하고있지만, 그걸 넘어서서 추가적 사업을 협력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도 방산 모빌리티 관련 분야에서 어떻게 새로운 기술을 함께 탐색해서 가치 창출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기후와 도로 상황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 국내 시장에 출시돼 높은 호응을 얻은 제품인 '크로스 크라이밋'도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 시뮬레이션 덕에 탄생했다.
파피앙 사장은 "운전자의 주행상황을 보면 한국과 태국은 완전히 다르다. 주차장에서 차를 뺄 때 한국은 도로에 얼음이 껴있을 수도 있고, 갑자기 눈이 내릴 수도 있다"며 "미쉐린 크로스 크라이밋이라는 혁신이 한국에서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겨울과 여름 조건에 다 맞게끔 만들어진 내구성을 가져야한다"며 "기후 자체가 급변할 수 있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이 한국 소비자에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전통 타이어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제품력에 있어서만큼은 강한 확신과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씨릴 로제 미쉐린그룹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성능의 한가지 방면만 보면 안 된다. 어떤 사람은 수명만 따질 수도 있고, 안정성만, 젖은 노면만, 마모성능만 보기도 하겠지만, 종합적으로 성능을 다 따져보면 미쉐린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한가지는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잘 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뻬리니오 부사장 역시 "미쉐린이 특별한 이유는 성능을 높이면서도 다른 것들에 대해 타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며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전체 퍼포먼스를 높여나간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우수한 제품력을 알려 한국에서 점유율을 높여야하는 만큼, 한국 시장에 맞는 판매전략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쉐린은 상품력과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한국에서의 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법을 검토 중이다.
뻬리니오 부사장은 "한국은 디지털 생태계가 네이버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다른 나라에선 볼 수 없는 유니크한 현상"이라며 "대부분 소비자가 정보 검색을 할 때 보통 온라인 검색을 하는데, 네이버가 아닌 다른 생태계에 익숙한 외부인 입장에서는 네이버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을 어떻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해 색다르게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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