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곧 생명"…뇌졸중, 4.5시간 안에 생사 갈린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5.10.28 09:22  수정 2025.10.28 09:24

2024년 기준 사망원인 4위

4년 새 7.5% 증가…예방 관리 시급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뇌졸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4년 새 8%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80%를 차지해,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 진료 환자는 2020년 60만7862명에서 2024년 65만3275명으로 7.5% 증가했다. 2024년 기준 국내에서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했으며, 해마다 약 2만 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한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로 나뉜다. 이 중 뇌경색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불규칙한 식습관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다. 특히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해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김태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증상 발생 후 3~4.5시간 이내에 치료가 시작돼야 생존율과 회복률이 크게 높아진다”며 “시간이 곧 생명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편마비 ▲말이 어눌하거나 이해가 어려운 언어장애 ▲시야가 흐리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시야 이상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보행 장애 등이 있다.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태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김 교수는 “뇌졸중 증상은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듯 보여도 이미 뇌혈관의 손상이 시작된 경우가 많다”며 “가볍게 넘기면 수일 내에 큰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일시적인 증상이라도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치료 시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 인 경우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정맥내 tPA) 치료가 가능하다. 또 막힌 혈관을 뚫는 기계적 혈전제거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허벅지 혈관을 통해 1mm 이하의 미세 기구를 삽입해 막힌 부위를 제거하거나 출혈 부위를 막는 혈관 내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이 시술은 뇌혈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회복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환자의 상태와 병변 부위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치료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시간”이라며 “증상 발생 즉시 119를 통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꾸준한 관리로 예방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은 금연과 절주이며, 소금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혈관의 탄력을 유지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이상이 있을 때 즉시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은 뇌졸중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수축기 혈압이 10mmHg 낮아질 때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약 3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 교수는 “뇌졸중 예방은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평소의 생활습관 관리에서 시작된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절주, 혈압·혈당 관리만으로도 발병 위험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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