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태씨 "한 번도 북한 찬양한 적 없어"
法 "이적 행위 목적 있었다 보기 어려워"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40년 전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소지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불법 구금됐던 70대 남성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 김길호 판사는 28일 오전 정진태(72)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 선고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도 정씨에 대해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김 판사는 "피고인 검거 당시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는데 영장 없이 불법 연행됐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1달 동안 영장 없이 수사가 진행됐다"며 "압수물, 압수조서도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해 수집된 것으로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자본론뿐만 아니라 칼 마르크스 사상 저서는 국내에서 공식 출판되고 널리 읽혔다"며 "서적의 내용이 북한 활동에 동조하거나 국가의 존립,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상과 학문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권리로 피고인은 민주주의 열망 등으로 서적을 소지하고 탐독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게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등 이적 행위 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1983년 2월 서울대학교 재학 당시 이적표현물인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소지한 혐의로 검거돼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약 40년이 흐른 2025년 3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해당 사건에서 인권이 침해됐다고 보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정씨는 "젊을 때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북한을 찬양한 적이 없다"며 "민주화 투쟁에 적극 가담했는데 북한을 동경하는 걸로 유죄 받은 것이 억울하다"고 했다.
이어 "40년 전 조사받으면서 원하는 자백이 나와야 그때 가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그동안 사회적 피해를 말할 것도 없었고 이걸 해소하지 못하고 간다는 게 평생 가슴을 눌러왔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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