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제 서해서 함대지 전략 미사일 시험발사"
트럼프 거듭 '만나자' 했지만…아무런 반응 없어
합참 "오후 3시께 포착, 정보당국 세부 제원 분석"
북한 미사일총국은 28일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은 수직발사되어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천800여s(초) 간 비행하여 표적을 소멸하였다"고 밝혔다. 이날 시험발사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해군 장비부사령관, 함상무기체계기사 등이 동반 참관했다.2025.10.29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인 지난 28일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선 것이 확인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찾아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 오른 날 북한 미사일총국이 미사일 도발을 한 것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우회적으로 거부 메시지를 발신한 것일 수 있다.
현재까지도 북미 정상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향후 태도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은 수직 발사돼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800여s(초) 간 비행해 표적을 소멸하였다"고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2시간 10분 비행을 한 것으로 파악되나 비행거리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시험발사에서 김 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북한 주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리지 않았다.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에서도 보도되지 않아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전날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동승해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군기지를 방문했다. 이후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승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입국한다.
조지워싱턴호에 함께 오른 미일 정상 ⓒAP·연합뉴스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시험발사를 참관하면서 "전쟁 억제수단들의 적용 공간을 부단히 확대해나갈 데 대한 당중앙의 전략적 기도대로 우리 핵무력을 실용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각이한 전략적 공격수단들의 신뢰성과 믿음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능력을 적수들에게 인식시키는 것 그 자체가 전쟁 억제력 행사의 연장이자 보다 책임적인 행사로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수반은 이미 강력한 공격력으로써 담보되는 억제력이 가장 완성된 전쟁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고 정의했다"면서 "우리는 자기의 전투력을 끊임없이 갱신해 나가야 하며 특히 핵 전투 태세를 부단히 벼리는 것은 우리의 책임적인 사명이고 본분"이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5000t급 구축함 '최현'호와 '강건'호 해병들의 함운용 훈련 및 무기체계 강습실태를 료해(파악)하고 해병들의 군사 실무적 자질을 보다 높여주기 위한 해당한 과업들을 포치(지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이 미국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도 침묵을 이어가며 핵무력 강화 의지만 강조하는 것을 보면 북미 정상 회동 가능성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미군사훈련 중단, 실제 핵보유국 인정을 촉구하는 대미메시지"라며 "북한 군부는 한반도 주변 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만반의 준비, 존재감 과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해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회동제안에 대한 김정은의 거절 의사를 재확인시켜 주는 신호"라며 "만나기 싫다는 데 집요하게 매달리는 트럼프에 대해 한 방을 날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와의 개인적인 추억,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수위조절을 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면서도 "한편으로 여전히 트럼프와의 최소한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그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최종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여전히 고민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AP·AFP·교도통신 등 외신과 백악관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일본 도쿄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이달 초 평양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에서 공개된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오늘 공개한 순항미사일은 지대지를 함대지로 개량한 화살계열 순항미사일로 지난 4일 국방발전-2025에서 공개한 순항미사일과 동형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지난 1월에 공개한 것과 같이 지상 수직발사관에서 콜드런치 방식으로 발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최현급 구축함에서 탑재 시험 발사도 이어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북한 함대지 순항미사일 발사 공개 분석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이날 시험발사는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해군 장비부사령관, 함상무기체계기사 등이 동반 참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면서 "어제 오후 3시께 북한 서해북부 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포착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며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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