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페럼클럽에 대처하는 함정우의 남다른 자세

경기 여주 =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0.31 13:41  수정 2025.10.31 13:42

함정우. ⓒ KPGA

페럼 클럽의 지배자 함정우(31, 하나금융그룹)가 다시 한 번 물 흐르는 듯한 플레이로 비상하고 있다.


함정우는 31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페럼클럽CC에서 열린 2025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 2라운드서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간 함정우는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로 오후 현재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페럼 클럽은 프로 선수들이 난도 높은 코스로 꼽는 코스 중 하나다. 특히 그린 주변 플레이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조금만 샷의 방향이 달라져도 순식간에 타수를 잃을 수 있다.


하지만 함정우는 악명이 자자한 페럼 클럽에서 초강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선수다. KPGA 통산 4승 중 2승(2021년, 2023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을 페럼클럽에서 이뤄냈고, 그 외 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잦다.


비결이 있을까. 함정우는 2라운드가 끝난 뒤 페럼클럽과의 궁합을 묻는 질문에 “잘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입을 연 뒤 “하지만 왜 잘 치는지 모르겠다. 일단 이곳은 코스 자체가 어렵고 그린도 빠르다. 다만 페럼 클럽에 오게 되면 ‘적당히 치자’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 사실 내가 적당히 치는 것은 매우 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특출하게 뭘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 드라이버 샷이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아이언 샷이 날카롭지도 않다. 퍼팅도 뛰어난 편이 아니다. 적당히 치자고 했을 때 오히려 스코어가 잘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멘탈과 기회가 왔을 때 휘어잡는 승부사적 기질을 타고 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함정우는 “멘탈 부분은 동의한다. 사실 오늘 같은 경우 경기 초반 플레이가 풀리지 않아 화가 났다. 그럴 땐 ‘물 흐르는 듯이 지나가자’라며 산에 대고 소리 한 번 치고 끝냈다”라고 밝혔다.


렉서스 포즈를 취한 함정우. ⓒ KPGA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16번홀 마스터즈 라운지에서는 어땠을까. 함정우는 자신의 딸이 좋아하는 ‘캐치 티니핑’의 노래를 신청한 바 있다.


함정우는 “신난다. 그래서 어제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오늘은 오전조에서 플레이를 하다 보니 노래가 나오지 않다가 내가 지나가고 나오더라. 애니메이션 노래를 신청하니 다른 선수들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미안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함정우는 렉서스 팀에 속해있으며 스폰서 주최 대회라 욕심도 날 수 있다. 그러나 고개를 가로 저은 그는 “아무래도 스폰서 대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나는 지금까지 하나은행 대회 포함,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련다.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는 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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