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건진법사' 전성배에 징역 5년 구형…'플리바게닝' 통했나 [뉴스속인물]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12.24 16:29  수정 2025.12.24 16:29

특검 "권력에 기생해 사익 추구…실체적 진실 발견에는 협조"

'김 여사 측근'이었던 전씨…특검에 '김 여사 전달' 금품 실물 제출

법조계 "전씨, 본인이 이 상황 속 제일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8월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대기하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통일교 현안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권력에 기생하며 사익을 추구했다"면서도 "실체적 진실의 발견에 협조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는데 한때 김 여사의 측근이었던 전씨가 감형을 노려 특검팀에 협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와 함께 샤넬 가방과 현금 2억8000여만원 등을 몰수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전씨는 대통령 부부 및 고위 정치인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권력에 기생하며 사익을 추구했다"며 "본건 범행 과정에서 피고인 알선 내용이 일부 실현되는 등 국정농단이 현실화됐고, 대의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국정 전반과 정당 공천 등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해되는 중대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검팀은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반성하며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했다"며 "샤넬 가방과 목걸이 등을 제출하며 실체적 진실의 발견에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구형한다"고 밝혔다.


정치브로커로 알려진 전씨는 일광조계종의 승려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광조계종은 대한불교조계종 등 주요 불교종단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유사불교 종단'으로 지목을 받았다.


전씨는 김 여사와 지난 2014년경 처음 만났는데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씨의 이름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대선캠프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전씨는 국민의힘 대선 캠프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캠프 측은 이를 부인하며 네트워크본부를 해체했다.


전씨의 이름은 이번 김건희 특검팀 수사기간 중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지난 2022년 4월∼7월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총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여기에 청탁·알선을 대가로 이른바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면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3000만원을 수수하고,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2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전씨는 특검 조사 당시에는 "금품을 잃어버려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재판에 이르러서 또 다른 김 여사의 측근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통해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하며 "(김 여사에게) '잘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을 바꿨다.


뿐만 아니라 전씨는 "처음에는 김 여사가 물건을 받는 자체를 꺼려한 부분이 있었다"며 "마음의 선물로 주는 건데 상관없지 않느냐고 설득했고, 이후 두세 번째 물건을 전달할 때는 김건희 여사가 물건을 꺼림없이 받았다"고 강조하기까지 했고 특검팀에 김 여사에게 전달한 그라피 목걸이, 샤넬 가방 등의 실물을 제출하기도 했다.


결국 궁지에 몰린 김 여사 측은 지난달 "두 차례 가방을 선물받은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다만 김 여사 측은 그라프 목걸이를 수수한 혐의는 부인했고 "직접 사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때 김 여사의 측근이었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활용해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씨가 특검팀에 적극 협조한 배경에는 재판부로부터 '진지한 반성'을 인정받아 실형의 무게를 줄이려는 '플리바게닝' 전략을 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플리바게닝이란 피의자나 피고인이 검사와의 협상을 통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거나 증언하는 대신 검찰이 더 가벼운 혐의로 기소하거나 더 낮은 형량을 구형해 주는 형사사법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시장법과 국가보안법 등 일부 법률에 한해서만 플리바게닝 제도가 도입돼 있었지만 지난 9월 3대 특검(김건희·내란·채상병)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플라바게닝 제도가 3대 특검법에서도 도입됐다.


다만 서정현 변호사(법무법인 의담)는 "특검법에 플리바게닝 제도가 명시돼 있다고 해도 의무보다 재량의 영역일 뿐더러 전씨가 진술을 바꾼 것이 실제 플리바게닝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어렵긴 하다"며 "실무에서 플리바게닝이 작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실제 전씨와 특검 간 플리바게닝이 있었다고 보는 것은 조금 나아간 해석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지한 반성'인데 전씨가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 혐의를 인정한 것은 전씨 본인이 이 상황에서 제일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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