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T1, 롤드컵 8강서 AL에 3대 2 진땀승…4강서 TES와 격돌
"밴픽 고쳐야할 부분 있어…한타 포지션, AL에 있어 어려웠다"
T1의 '오너' 문현준 ⓒ라이엇 게임즈
T1이 또 한 번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서커스단'이라는 별명처럼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에서 LPL(중국) AL을 상대로 롤러코스터 경기를 펼친 끝에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 중심에 있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은 패배 직전의 순간에도 "즐기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경기는 아슬아슬했지만 승리를 향한 집중력만큼은 베테랑다웠다.
'오너' 문현준은 31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롤드컵 8강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AL이 LCK(한국)와 LPL이 섞인 느낌이라 주의했는데 확실히 한타를 잘하는 팀이었다"며 "이겨야 할 때 못 이겨서 힘들었다. 그래도 결국 역전해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날 T1은 2세트를 내주고 3세트마저 패배하며 1대 2로 밀렸다. '오너' 문현준은 "2세트는 밴픽부터 고쳐야 할 부분이 있었다. 밴픽에서 손해를 보고 시작하니 한타 포지션이나 주도권이 AL에 쏠려 경기가 어려웠다"고 냉철하게 분석했다.
당시 마음가짐을 묻자 "경기하는 도중이라 최대한 즐겼다"며 "지면 끝이지만 그 끝을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없어서 최대한 현재에 집중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2대 2 동점이 된 후에도 그의 얼굴엔 여유가 흘러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여유가 엄청 있진 않았지만 게임을 즐기고 있어서 여유 있는 표정이 보이지 않았나 싶다"고 되돌아보며 베테랑 다운 면모를 보였다.
승패가 갈린 5세트는 그야말로 혈전이었다. 드래곤 영혼이 걸린 순간을 떠올린 그는 "우리가 포킹(원거리 공격으로 상대방의 체력을 깎는 것)이 강한 조합이라 드래곤을 무리하게 때리면 안 됐던 것 같다. 강타 싸움이 났으면 안 됐다"며 "만약 드래곤을 먹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장로 드래곤 한타에서도 위기가 있었다. 그는 "내부적으로 소통이 되지 않아 잘린 적도 있고 한타를 패배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래도 AL도 사람이라 실수를 한다고 생각해 잘 노려서 승리할 수 있었다. 징크스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살짝 미스가 있어서 쉽지 않았지만 이겨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T1 선수들이 31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전에서 1세트 밴픽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오너' 문현준은 T1의 현재 경기력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처음에 너무 많은 문제점이 있어서 다른 팀들이 보기에 스크림에서 경기력이 나아졌다고 평가할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렇게 만족스럽진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그래도 나아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개선 의지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우리가 '서커스단'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지향하는 부분은 아니다.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팀들은 다 강팀이라 앞으로도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며 "팬들이 마음을 졸이면서 보겠지만 나름 재미도 있을 것이고 어떻게든 이기도록 하겠다"고 4강 진출 각오를 다졌다. T1은 다음달 2일 4강에서 LPL의 TES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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