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잔금대출 비중 축소에 지식산업센터 ‘아우성’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5.11.05 11:06  수정 2025.11.05 11:08

중도금 내준 은행들, 잔금 대출은 축소

분양가 70% 이상→40% 이하로 줄여

시행·시공사도 연쇄 도산 우려 가능성

2022~2025년 연도별 지식산업센터 경매 추이.ⓒ지지옥션·지식산업센터 114

지식산업센터에 입주예정인 중소기업들이 은행들의 잔금대출 비중 축소 우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중도금 대출을 해줬던 은행이 갑자기 잔금대출을 줄인 데 따른 것으로 잔금대출 비율을 올려 달라며 아우성이다. 갑작스러운 대출 규제로 지식산업센터 입주상황이 더욱 악화할 위기에 처했다.


5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 1066곳 중 약 40% 가량이 공실로 비어있는 가운데 지난 2022~2023년에 대거 공급된 지식산업센터가 잔금대출이 줄면서 입주율은 더욱 낮아질 위기다.


지식산업센터는 통상 계약금 10%, 중도금 50%, 잔금 40% 비율로 납부하는 구조로 중도금은 집단대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입주가 시작되면 잔금은 부동산담보대출로 전환된다.


그런데 금융권이 작년까지 분양가의 70%이상 해주던 대출을 올 들어 40% 이하로 줄이면서 입주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입주율이 더욱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수분양자들이 자기 부담으로 상당한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한꺼번에 수억~수십 억원씩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이에 산업·업무시설인 지식산업센터는 주택과 달리 정부의 대출 규제 발표가 없었는데도 금융당국의 간접 압박을 우려한 은행이 알아서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식산업센터 잔금대출 비중 감소의 1차 피해자는 수분양자들이다. 입주 때 도래하는 중도금도 갚아야 하는데 이를 연체하면 연체이자 뿐만 아니라 금융거래에 불이익을 받는 신용불량자로 몰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수분양자와 관련 업계는 은행이 지식산업센터 공실 증가로 감정평가액이 낮아진 것을 근거로 대출 한도를 줄일 수 있지만 전국적으로 일괄적인 기준 적용은 과도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잔금을 내지 못한 수분양자들이 줄줄이 입주를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시행사와 시공사는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경영난이 장기화되면 연쇄도산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입지와 상품이 우수한 지식산업센터라고 하더라도 잔금대출이 되지 않는 한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난망한 상황”이라며 “신용도·사업성·담보가치에 기반한 선별 대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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