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오컬트, 웹툰·웹소설 한 뼘씩 넓히는 ‘다양성’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1.06 08:42  수정 2025.11.06 08:42

우연히 괴담 안에 빠진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로, 공감과 섬뜩한 긴장감을 함께 유발하는 어려운 일을 웹소설이 해냈다.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공개 중인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이하 ‘괴담출근’)는 괴담 세계관 마니아인 회사원 김솔이 괴담 세계관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가 괴담 세계관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담는다.


괴담 속 각종 미션들을 수행하는 과정이 마치 데스게임을 연상시키는 긴장감을 조성, 평범한 회사원 김솔을 통해 세계관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노련한 전개로 독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4일 100만명 이상의 유저가 열람했거나, 누적 매출 100만 달러를 기록한 작품에 수여되는 밀리언 페이지를 달성해 인기를 실감케 했으며, 9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정장을 입은 2030 세대가 몰리며 ‘괴담출근’의 세계관에 젊은 독자들이 얼마나 몰입 중인지를 느끼게 했다.


소설 세계관에 빠져드는 설정 자체는 아주 새롭지 않지만, 도시 괴담을 활용하는 ‘괴담출근’만의 독특한 콘셉트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 것에 ‘의미 있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오컬트의 공포감을 활용하는 웹툰, 웹소설도 관심을 받는다. 퇴마로 세상을 구하는, 무당이 히어로로 활약하는 오컬트 웹툰 ‘미래의 골동품 가게’가 최근 열린 제2회 월드 웹툰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귀신의 민원까지 처리하는 공무원의 이야기 다룬 웹툰 ‘서울기담 민원처리과’를 비롯해 무당을 소재로 한 또 다른 웹툰 ‘당골’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는 등 공포물, 스릴러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웹툰이 독자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국형 오컬트가 영화, 드라마 분야에서 자주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웹툰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여기에 무당 등 한국적인 소재가 해외의 시청자, 독자들에게도 관심을 받으며 ‘색다른’ 소재의 웹툰, 웹소설도 함께 관심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괴담출근’이 기존의 판타지 로코 또는 회귀, 빙의 등 일명 ‘양산형’ 웹소설과는 사뭇 다른 재미를 유발해 호평을 받은 것처럼, ‘새 장르’에 대한 독자들의 목마름이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신안 앞바다 해저 유물 도굴꾼의 이야기를 탄탄하게 풀어내 호평을 받은 윤태호 작가의 웹툰 ‘파인’ 또한 대중적인 작품으로 분류되기보다는,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꼽힐 만큼 ‘가볍고’, ‘쉬운’ 장르가 대세인 웹툰·웸소설 시장에서, 이렇듯 색다른 분위기의 작품에 ‘반갑다’는 시선이 이어진다.


한 관계자는 “워낙 여러 작품이 쏟아지다 보니, 다소 마니아틱한 장르는 주목을 받기가 힘든 부분도 있다. 이 가운데, 이렇듯 여러 장르가 주목 받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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