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탈중국 규제, OCI–한화솔루션 실적에 '시차형 충격'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11.07 06:00  수정 2025.11.07 06:00

한화솔루션, 통관 지연에 3분기 영업손실 74억원

OCI홀딩스, 고객사 수요 회복에 따른 공장 가동 정상화로 손실 축소

4분기 저점 후 2026년 초 회복 기대

한화큐셀의 셀 제조공정. ⓒ한화솔루션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강화가 국내 태양광 업계의 단기 실적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다. 소재 기업인 OCI홀딩스는 반덤핑·상계관세(AD·CVD) 조사 여파로 2분기 타격을 먼저 받았고, 모듈 완제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통관 지연이 장기화되며 3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둔화됐다. 동일한 규제 환경이 밸류체인 단계별로 시차를 두고 반영된 셈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74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영업이익 79억원으로 전분기(1562억원) 대비 95% 급감했다.


미국 세관의 공급망 검증 강화로 통관 지연이 장기화되며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것이 주된 원인이다. 통관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으며 4분기에도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등 통관 규제 강화 기조로 미국 모듈 공장의 저율 가동 지속 및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4분기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예상 금액 역시 약 400억원으로 3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올해 연간 AMPC 가이던스는 기존 7000억원에서 4000억원 후반 수준으로, 판매량 가이던스는 7.5기가와트(GW)에서 6GW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세관 규제 위반 사실은 없고 요구 서류를 신속히 제출해 적극 대응 중이라며 연말까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OCI홀딩스 자회사 OCI 에너지가 운영하는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 베어카운티의 알라모1 태양광 프로젝트 전경. ⓒOCI홀딩스


오는 11일 실적을 발표하는 OCI홀딩스 역시 3분기 적자 지속이 예상되지만, 2분기 대비 손실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2분기에는 미국 태양광 정책 불확실성과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의 가동 중단 영향으로 영업손실 777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정책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고객사 주문이 회복됐다. OCI테라서스는 8월 재가동을 시작해 9월부터 100% 정상 가동에 돌입했으며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은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의 실적 흐름은 동일한 규제 환경에서 시차를 두고 나타난 결과다. 1차 소재를 담당하는 OCI홀딩스는 AD·CVD 조사의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먼저 위축됐고 모듈 완제품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비중국 공급망 검증 강화에 따른 통관 지연으로 한 분기 뒤 타격을 받았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양사 모두 미국의 탈중국 기조 강화로 실적에 부담을 받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중국 공급망이 확립되며 수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한화솔루션의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되고 OCI홀딩스의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공급이 안정화되며 국내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법인 중심의 폴리실리콘 출하가 재개되고 베트남 웨이퍼 투자 효과가 본격화되면 4분기부터 실적 회복 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해외우려기업(FEOC) 가이드라인이 미발표 상태라 미국 내 모듈 수요가 급격히 늘진 않았지만, FEOC 요건을 충족한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상무부가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를 대상으로 신규 반덤핑·상계관세(AD·CVD)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해당 국가에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산 모듈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한화솔루션은)올해 연간 출하량과 AMPC 가이던스를 모두 하향했지만, 현재의 셀 통관 이슈는 세관 위반이 아닌 일반 절차에 해당된다”며 “4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고 2026년 초부터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FEOC 규정상 중국 기업의 AMPC 수취가 불가능하고, 인도·라오스·인니 등에서 반덤핑 관세가 확정되면 한국 기업에는 긍정적 환경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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