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감 고성·파행 거듭
與 "주진우 이해충돌"…野 "김현지 '만사현통'"
송언석·이기헌, '몸싸움' 충돌도
尹정부, 계엄 이틀 뒤 美에 '尹 입장 설명하라' 공문 논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퇴장하는 과정에 충돌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는 6일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첫 국정감사에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 여부를 놓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배치기' 등 여야 의원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야는 이날 주 질의 시작 전부터 거세게 충돌했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 자리에 있는 건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크다. 주 의원이 앉아 계실 곳은 피감기관 증인석"이라고 하자, 주 의원은 "내가 김 1부속실장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입틀막'을 한다"며 항의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지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민주당 소속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국감 시작 1시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의원들이 퇴장하는 과정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이기헌 의원의 배가 부딪히는 '배치기 사건'도 발생했다.
송 원내대표가 "국감 무산시키려고 작전 쓰는 거야, 뭐야"라고 외치며 회의장 문 쪽으로 걸어가자 이 의원은 "본인이 지금 작전 짜는구만, 왜 소리를 질러"라고 맞받아치며 뒤따랐다. 그러자 송 원내대표가 뒤돌아 이 의원 쪽으로 향했고,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서로의 배를 밀치며 충돌했다.
송 원내대표는 배치기 사건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원내대표에 대해 백주대낮에 테러와 유사하게 폭력 행위가 발생한 점에 대해 대단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는 나인데 폭력배라고 하는 것 등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뜻하지 않은 배치기 논란을 일으켜 민망하고 유감스럽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살 빼겠다"고 했다.
운영위 국감은 이후 약 35분만에 재개됐지만, 김현지 부속실장 문제를 두고 파행을 거듭했다.
주 의원이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서열이 위"라고 적은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이 "결국 김현지 실장이 권력자니까 내가 거기에 꼼짝 못 한다, 이렇게 야지(조롱)를 놓은 것"이라고 반발했고, 회의는 또다시 정회됐다.
야당은 거듭 김 부속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 등을 제기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식으로 (김 1부속실장을) 꼭꼭 숨기려고 드니까 자꾸 '만사현통'이나 '그림자 실세'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 개입 의혹,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라는 의혹 등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50명의 비서관 중 1명일 뿐인데 너무 과도하게 공격받고 있다"고 엄호했다.
강 실장은 주 의원이 김 실장 관련 질문을 거듭하자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 정부 법률비서관을 했던) 의원님과 김건희 여사의 관계, 채 해병 사건과의 관계가 덮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역공을 펼쳤다.
강 실장은 '대통령실에 인사를 담당하는 실세가 있느냐'는 김기표 민주당 의원 질문엔 "내가 인사위원장으로서 모든 인사는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운영위 국감에선 12·3 비상계엄 해제 직후인 지난해 12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이 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 명의로 조현동 당시 주미대사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 같이 주장한 뒤 "(윤석열 정부가) 제2의 내란을 획책하지 않았는가 하는 유력한 근거로 본다"고 했다. 강 실장도 '이런 내용을 보고받았느냐'는 김 의원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여기에 대한 (미국 측의) 답변도 왔다고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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