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만 달러 사수 여부가 관건
美 셧다운 영향 유동성 압박·증시 약세 영향
매도세 심화되지만 "일시 하락" 전망도 다수
5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비트코인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0만 달러 구간에서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10만 달러는 기술적, 심리적으로 중요한 가격대로 하락장 진입과 상승 재개를 가르는 구간이다. 시장에서도 하락 원인에 대한 시각과 향후 전망이 엇갈리는 등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75% 상승한 10만3877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10시30분께 9만9000 달러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락의 원인으로는 한 달 넘게 지속 중인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지목됐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우블록체인은 "미국 재무부 일반계정(TGA) 잔액이 1조 달러에 근접하면서 시장 자금을 모조리 흡수했다"며 "정부 셧다운에 따라 재무부가 국채 발행으로 사전 자금을 확보하면서 시장 내 달러 유동성이 TGA 계정에 묶였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SOFR)와 정책금리(FDTR) 간 스프레드가 30bp까지 벌어지며 금융시장 긴장도 고조됐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마켓 폴리마켓에 따르면 11월 중순까지 셧다운이 연장될 가능성이 72%로 집계되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12월 금리인하 불확실성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치는 95%에서 68%로 급락했다. 지난달 10일 발생한 200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 강제 청산 사태와 팔란티어 등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고평가 우려로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인 점도 조정을 가속화시킨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28% 이상이 손실 상태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모레노는 "이 같은 수치는 시장이 심리적 변곡점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며 "추가적인 조정이 이어질 수 있으나 역사적으로는 해당 구간이 비트코인의 매수 기회이자 단기 바닥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매도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장기보유자(LTH)의 보유량은 지난 7월 1470만 BTC에서 현재 1440만 BTC로 약 30만 BTC가 감소했다. 이는 2023년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차익실현이며 과거 10% 이상 하락으로 이어진 패턴과 유사하다.
여기에 나스닥 상장 채굴업체인 마라홀딩스마저 매도에 가세한 정황이 포착됐다. 룩온체인에 따르면 마라홀딩스 추정 주소는 최근 12시간 동안 약 2348 BTC(2억3600만 달러)를 여러 거래소로 이체했다. 현재 마라홀딩스는 5만3250 BTC(61억 달러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본격적인 하락장이 아닌 일시적 현상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K33 리서치 애널리스트 베틀 룬데는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프리미엄은 2023년 미국 중형 은행 연쇄 파산 사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시장 구조는 하락장보다는 전형적인 숨 고르기 구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본격적인 상승 전 과잉 레버리지 정리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도 비트코인의 중장기 목표가격 전망을 20만 달러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타이거리서치는 "가상자산 시장에 국한된 특정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조정은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과 일시적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시장의 향방은 10만 달러 초반대의 지지선 방어 및 회복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크립토온체인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비트코인이 10만1000 달러를 방어하면 이번 하락은 단기 조정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수준을 지키지 못하면 상승 채널이 붕괴되고 더 깊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글래스노드 공동 설립자 얀 하펠과 얀 알레만의 X 계정 네겐트로픽은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경신하려면 우선 10만3000 달러를 회복해야 한다"며 "그 후 10만6000 달러를 돌파하면 11만~11만3000 달러까지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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