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스페셜티 소재로 글로벌 시장 뚫는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5.11.06 14:12  수정 2025.11.06 14:13

삼양케이씨아이, 전세계 37개국 120개 기업에 퍼스널케어 소재 공급

삼양엔씨켐,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삼양케이씨아이 대산공장 전경.ⓒ삼양그룹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유례없는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나서는 가운데 삼양그룹의 화학계열사 삼양엔씨켐과 삼양케이씨아이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삼양엔씨켐과 퍼스널케어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삼양케이씨아이는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스페셜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전략을 바탕으로 삼양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고 있다.


삼양엔씨켐은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PR) 소재인 고분자(Polymer)와 광산발산제(PAG)를 생산하는 삼양그룹의 화학계열사다.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이 독점하던 PR의 핵심 소재를 2015년 자체 기술로 국산화해 국내 반도체 소재 자립화에 기여했다.


2021년 삼양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는 선제적인 투자와 설비 확충을 통해 연간 생산규모를 확대해왔다.


연간 생산규모는 PR용 고분자 240톤, 광산발산제 20톤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이는 연간 약 2000억원 규모를 소화할 수 있는 시설로,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부가 소재 수요 확대에도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이미 갖추고 있다.


삼양엔씨켐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대해 불화크립톤(KrF) 소재뿐만 아니라 현재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소재인 불화아르곤(ArF), 극자외선(EUV)용 소재로 제품군을 다변화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톤 단위 양산 기준 10억분의 1수준의 메탈관리가 가능한 분석기술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고품질‧고순도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고객사의 품질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대단위 생산시설 구축과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품질관리 기술력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삼양엔씨켐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오르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13억원, 영업이익은 66% 늘어난 88억원, 순이익은 68% 증가한 73억원을 기록하며 모든 지표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삼양엔씨켐은 최근 ArF와 EUV 소재 비중을 늘려 고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필요한 유리기판용 PR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국내 성과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서 대만과 중국 등 현지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미국시장 진입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매출과 수익성 향상이 더욱 기대된다.


삼양케이씨아이는 화장품‧퍼스널케어 소재 전문 계열사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604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110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양케이씨아이는 로레알, P&G를 비롯한 전 세계 37개국 120여개 생활소비재 기업에 70여 종의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소재를 공급하며 해외 유명 다국적 회사로부터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요 제품은 자연 유래 고분자 헤어케어 컨디셔너 PQ-10과 구아(Guar) 유도체, 피부 친화성을 강화한 보습제 폴리쿼터늄(Polyquaternium)-51 등 양이온 계면활성제다.


현재 헤어 컨디셔너 분야 세계 3대 공급자로서 글로벌 선두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천연 유래 친환경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신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적 전망은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이 회사의 상반기 전체 매출 604억원 증 해외 수출은 504억원으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3%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퍼스널케어 산업이 고성장하고 있고 신흥시장이 생겨나고 있어 해외 매출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 제품 개발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양케이씨아이는 인체 세포막의 주성분인 인지질(Phosphoryl choline)을 모방한 MPC(2-methacryloyloxyethyl phosphorylcholine)와 MPC 유도체를 개발하며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MPC는 생체적합성 특징을 가진 물질로, 현재 콘택트 렌즈 분야에 쓰이고 있으며, 의료용품의 적용을 위해 국내외 여러 기관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고기능 액티브 전달 플랫폼인 ‘앤캡가드(Encapguard)’를 개발하고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앤캡가드는 유효성분을 나노 크기의 전달체로 캡슐화해 피부 전달력을 높인 플랫폼이다. 난용성인 세라마이드를 고함량으로 쉽게 수분산시킬 수 있고, 피부 흡수 효율이 뛰어나 피부 장벽 강화와 보습 지속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또한 리포좀, 지질 나노입자(LNP), 나노에멀전 등 다양한 제형으로 변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삼양케이씨아이는 우수한 소재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9월 로레알이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Suppliers Day’에 국내 화장품 원료사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이 행사는 로레알이 2~3년 주기로 전략적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공급사 행사로, 삼양케이씨아이는 BASF, Evonik, Croda, Dow 등 글로벌 원료기업 63개사와 함께 초청받아 업계 최고 수준의 원료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그룹은 지난해 화학그룹을 범용소재를 담당하는 화학1그룹과 스페셜티 소재 중심의 화학2그룹으로 분리했다”며 “삼양엔씨켐과 삼양케이씨아이는 화학2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향후 삼양그룹의 화학사업을 이끌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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