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지평을 넓히다…삼성, '미래과학기술육성' 성과 첫 공개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11.07 13:17  수정 2025.11.07 13:17

7일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2025 포럼'…외부에 첫 공개

2013년부터 연구원 약 1만6000명 지원…연구과제 발굴

65개 연구과제 창업으로 이어져…코스닥 상장 기업도 배출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삼성전자

삼성이 '기술 중시'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12년 간 이어온 미래 과학기술 지원 사업의 성과를 처음 외부에 공개했다. 기초 과학의 깊이와 응용 연구의 확장까지, 다양한 혁신 연구에 대한 끊이지 않는 지원도 약속했다.


삼성은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미래기술육성 사업 2025 애뉴얼 포럼'을 개최했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삼성의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2013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민간 주도 기초과학 연구지원 공익사업으로,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산업과 인류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연구를 지원한다. 2014년 처음 애뉴얼 포럼을 개최하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과제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은 총 1조5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12년간 누적 880개의 연구 과제를 선정하고 지금까지 1조141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연구 인력만 1만6000여명이 참여했다. 약 1200명의 교수뿐만 아니라 함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1만4000여 명에 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연구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실험 장비와 재료비 등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자들에게 과제 선정, 성과 극대화, 기술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육성 패키지도 제공한다. 연구자들은 이 패키지를 통해 단계별 전문가 멘토링을 진행하고, 산업계와의 기술교류 그리고 기술창업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이를 통해 창업한 '프로티나'가 대표적 예다. 2014년부터 5년간 지원받아 신약 후보 물질을 빠르게 찾아내는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프로티나는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회사 관계자는 "상업화가 불확실하더라도 도전적인 미래 기술에 지원해 단기적인 성과에 대한 압박없이 깊이 있는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운 미래기술육성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티나는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서울대 연구진과 협력하여 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관련 국책과제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에서 DGIST 조용철 교수가 연구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삼성전자

이날 포럼에 참석한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삼성 미래기술 육성 사업은 기초와 소재, ICT 분야의 창의적 연구 과제를 발굴하고 지원해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에 기여하는 것을 우리의 사명으로 삼아왔다"며 "매년 약 1000억원 규모로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지원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과학 연구 환경에서 창의성과 혁신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며 "과학자분들과 함께하는 이 여정과 결과를 통해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의 거름이 되고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인물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단기간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우리나라 기초 과학의 전공 확대를 위한 연구를 개발하고, 젊은 과학자들에게 새 연구 주제에 도전하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했다. 연구자의 아이디어만 보는 파격적인 과제 선정 방식, 남들이 하지 않는 모범적인 연구에도 지원하는 방식, 국내 R&D 생태계를 장악하는 역할을 맡고자 했다.


이어 그는 "변화를 준비하지 않는 자는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었던 것처럼 다가오는 미래의 핵심 키워드는 과학기술"이라면서 "삼성 미래기술 육성 사업 애뉴얼 포럼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과 혁신의 소중한 씨앗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에서 서울대 김장우 교수가 연구과제를 발표하고 있다.ⓒ삼성전자

올해 애뉴얼 포럼 오프닝 세션에서는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통해 창출한 대표 4가지 성과 발표가 진행됐다.


전명원 경희대학교 교수는 지난해부터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약 1000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를 병렬로 연결해 컴퓨터로 초기 우주를 재현했다. 이를 통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초기 은하들이 지난 100여 년에 걸쳐 정립된 표준 우주론의 계산 결과보다 더 빨리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등 표준 우주론이 설명할 수 없는 초기 우주의 데이터를 제시했다.


김재경 KAIST 교수는 인체의 24시간 주기 리듬인 '생체시계'를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분석하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수면 질환의 원인을 찾는 연구를 제안하여 2019년 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해당 기술은 'AI 수면코치' 개발로도 이어지며 '갤럭시 워치8'에 탑재됐다.


조용철 DGIST 교수는 신경의 재생과 퇴행과정의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과제로 2018년 선정됐다. 현재 마비 환자가 다시 걸을 수 있고 감각을 다시 느끼게 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김장우 서울대학교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과부하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 김 교수가 2022년 '망고부스트'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며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미래과학기술 포럼'에서는 국내 과학기술계의 전문가들이 총 64개의 각기 다른 주제로 발표를 했다. 특히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 관련 50개 연구 과제 발표 세션 그리고 삼성과 학계 전문가가 공동 선정한 '10대 유망기술', '기초과학 분야 AI 활용' 관련 14개의 특별 발표 세션도 진행됐다.


먼저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하는 기초과학 4개 분야 및 공학 6개 분야에 관련된 50개 과제에 대해서는 연구책임자의 발표와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의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이 함께 도출한 10대 유망기술 관련 세션과 기초과학 분야에서의 AI 활용 관련 세션에는 많은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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